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연장전까지 승부를 끌고 가지 않았다. 김지영은 승부의 분수령인 17번홀(파5)에서 극적인 칩-인-버디로 우승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생애 첫 우승의 쐐기를 박았다.
김지영은 14일 경기도 용인 수원컨트리클럽(파72·6494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우승상금 1억4000만원)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3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05타를 기록한 김지영은 2위 그룹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라운드까지 공동 2위에 올라 우승 경쟁에 뛰어든 김지영은 이날 출발이 좋지 않았다. 3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하며 주춤했다. 하지만 5번홀(파3)과 8번홀(파5)에서 버디를 낚아 다시 불을 붙였다. 이후에도 김지영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9번홀(파4)에서 다시 보기로 1타를 잃어 전반을 이븐파로 마쳤다.
하지만 김지영은 17번홀에서 짜릿한 칩-인-버디를 성공하며 2타 차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은 신의 한 수였다. 티샷 실수로 어려움을 겪은 김지영은 세 번째 샷마저 그린을 벗어났다. 하지만 약 20m 어프로치샷이 그대로 홀컵에 빨려 들어가 위기를 버디로 이끌어냈다.
김지영은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과감하게 버디를 노린 퍼트가 홀컵을 많이 지나가며 보기를 범했다. 그래도 우승 확정. 하지만 김지영은 자신의 우승 사실을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다. 우승 축하를 위한 동료들의 세리머니에 뒤늦게 우승 사실을 알아차리고 감격했다.
김지영은 “리더보드가 안 보여 한 번도 보지 않고 경기를 했다. 마지막 홀에서 공격적으로 버디 시도를 했는데 그렇게 크게 지나갈 줄 몰랐다. 보기를 해서 우승한 줄 몰랐다”며 우승을 실감하지 못하고 어리둥절했다.
김지영 역시 17번홀의 어프로치샷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았다. 김지영은 “최대한 우승에 신경 안 쓰고 플레이에 집중하다보니 경기가 쉽게 풀린 것 같다”며 “리더보드를 보지 않은 것이 도움이 됐고, 덕분에 긴장이 덜 된 듯하다”고 밝혔다.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인 김자영(26), 이지현(21), 김지현(26)은 최종합계 10언더파 206타로 아쉽게 공동 2위에 머물렀다. 3일 동안 보기를 1개만 기록한 홍란(31)은 2라운드 선두였던 최혜정(26)과 공동 5위(9언더파 207타)의 성적을 냈고,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1승을 거둔 이미림(27)은 김민선(22), 박유나(30)와 함께 공동 7위에 올랐다. 교생 실습 중에 대회에 참가한 김효주(22)는 공동 31위(2언더파 214타)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