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은행 대출이 많은 대기업 집단 36곳이 채권단 관리를 받아야 하는 주채무계열로 지정됐다. 삼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채무계열 1위를 기록해 가장 빚이 많은 기업으로 선정됐다.
금융감독원은 2016년 말 기준으로 계열 신용공여액이 1조4514억원 이상인 총 36개 계열을 주채무계열로 선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2016년 주채무계열 선정 시 기준금액이었던 1조3581억원 대비 933억원(6.9%) 증가한 수치다.
정부는 빚이 많은 대기업의 부실화를 사전에 파악하고 적절히 대비하기 위해 주채무계열 제도를 두고 있다. 이들 대기업 집단이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 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STX조선해양은 법정관리로, 현대그룹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주요 소속 기업인 현대상선의 대주주가 산업은행으로 바뀌면서 주채무계열에서 제외됐다. 한솔과 태영은 은행권에서 빌린 돈을 갚아 신용공여액이 줄어들면서 제외됐다.
주채무계열 순위를 보면 1위 삼성, 2위 현대자동차, 3위 SK, 4위 LG, 5위 현대중공업 순이다. 순위는 소폭 변동했는데 신세계(25위→20위) 등 14개 계열은 순위가 상승했고 포스코(6위→7위) 등 6개 계열은 하락했다.
시장의 관심은 구조조정 대상에 어떤 기업이 선정될지에 쏠린다. 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는 기업집단은 자산매각, 부실계열사 정리 등 구조조정에 들어가야 한다. 우리, 산업, 하나, 신한, 국민, 농협 등 6개 주채권은행은 이달 말까지 담당 기업집단에 대한 재무구조평가를 통해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가려내게 된다.
우리은행이 담당하는 주채무계열이 13곳으로 가장 많고 이어 산업은행 10곳, 하나은행 5곳, 신한 4곳, 국민 3곳, 농협 1곳 순이다. 신규편입된 성우하이텍 계열은 신용공여액 규모 등을 고려해 산업은행을 주채권은행으로 선정했다.
주채무계열로 선정된 36개 계열에 대해 주채권은행은 계열 재무구조평가를 이달 말 실시한다. 아울러 부채비율 구간별로 기준점수 미만인 계열은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하고, 기준점수의 110% 미만인 계열은 정보제공약정을 체결한다고 금감원은 밝혔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으로 현재 금융기관(은행·여전·보험·종금)의 총신용공여액은 2022조2000억원으로 전년 말(1935조2000억원) 대비 87조원(4.5%) 증가했다. 2017년 주채무계열(36개)에 대한 2016년 말 기준 금융기관 신용공여액은 270조8000억원으로 전년(300조7000억원) 대비 29조9000억원(9.9%) 감소했다. 주채무계열의 신용공여금액 비중도 13.4%로 전년 대비 2.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04년(12.4%) 이후 1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삼성, 현대자동차, SK 등 5대 계열에 대한 2016년 말 신용공여액은 117조600억원으로 전년 대비(124조3000억원) 6조7000억원(5.5%) 감소했으나 주채무계열 전체 신용공여액 대비 비중은 2016년 41.3%에서 2017년 43.4%로 2.1%포인트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