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 프랑스의 정치신예 에마뉘엘 마크롱이 새로운 엘리제궁의 주인이 됐다. 현지언론들은 7일(현지시간) 대선 결선투표 결과 마크롱이 66%에 달하는 지지를 얻으면서 34%의 지지를 얻은 극우진영 후보 마린 르펜을 제치고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좌·우로 갈린 프랑스의 기존 정치판을 흔들겠다며 신생정치단체 ‘앙 마르슈(En Marche·전진)’를 창당한 마크롱은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프랑스 최고 명문 파리정치대학과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한 그는 경제부처에 잠시 몸담기도 했으나 곧 투자은행 로스차일드로 자리를 옮겨 인수·합병(M&A) 분야 등과 관련된 일을 했다.
중도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마크롱의 정책은 복합적이다. 경제적으로는 주 35시간 노동 폐지를 주장하는 등 친기업적인 입장을 표방하고 있지만, 동시에 복지 부문에서는 좌파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연금 시스템의 개혁, 실업수당의 효율적 운영,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 등을 내세우고 있다. 또 르펜에 맞서 유럽연합(EU) 탈퇴, 반이주, 보호주의 무역, 국수주의에 반대하고 나섰다.
프랑스 언론을 비롯한 전 세계 외신들은 이번 선거의 가장 큰 의의로 포퓰리즘의 패배를 꼽았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영국을 EU에서 탈퇴시키고 도널드 트럼프를 백악관에 입성시킨 포퓰리즘이 유럽에서 저물고 있다는 신호"라고 선거 결과를 해석했다.
마크롱은 당선이 확실시된 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열린 당선 축하행사에 참가해 자신의 당선을 "프랑스의 승리"라고 평가하면서 국민통합을 우선 과제로 놓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극우진영 후보였던 르펜은 자신의 패배를 받아들이면서 마크롱에게 "거대한 도전들에 맞서 성공을 기원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동시에 이번 대선이 프랑스 극우세력에게 "역사적이고 엄청난 결과"라고 강조하면서 보다 광범위한 정치 세력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