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지난달 26일 인터넷방송 아프리카TV에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한 달 동안 현장경영 행보를 이어간 위 행장의 마지막 일정으로, 호남·제주지역의 직원들과 함께 간담회와 뒤풀이를 가지는 자리였다.
이는 인터넷 방송으로 직원들과 소통하고 싶었던 위 행장의 아이디어였다. 마지막 현장경영 일정을 신한은행 전 직원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이같은 모습은 최근까지 몸 담았던 신한카드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신한카드 사장 시절 카카오톡과 사내 메신저(S-TALK)를 통해 직원들과 소통하면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보였다.
그리고 이러한 행보를 바탕으로 빅데이터 센터를 설립하는 등 금융권에 부는 4차 산업시대에 발 빠르게 대응했다는 평을 들었다.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위성호 행장은 디지털 부서가 여러 사업그룹별로 나뉘어 있으면 시너지를 얻을 수 없다고 판단, 이를 한군데로 모아 통합조직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글로벌 신한'을 만들기 위한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제대로 다져놓지 않으면 그동안 임직원에게 주문해온 '초(超) 격차의 리딩뱅크' 역시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이 때문에 4월 한 달 동안 전국을 누비며 기업·고객과의 만남을 가진 위 행장은 상반기 현장경영을 마무리하자마자 비행기에 올라타고 취임 후 첫 공식 해외일정에 나섰다.
지난 4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제50회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annual meeting)'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한 위 행장은 일주일 동안 ADB 연차총회 참석과 함께 각종 비지니스 미팅 등 개별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8일 진행되는 한일은행장 간담회에서는 위성호 행장을 포험한 한국과 일본의 주요 시중은행장과 은행협회장이 참석해 금융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현지 신한은행 법인을 찾아 직원을 격려할 예정이다.
위 행장은 지난달 호주계 은행인 ANZ(Australia and New Zealand Bank) 베트남 법인의 리테일 부문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사업 확대에 이미 시동을 걸어놓은 상태다.
앞으로 해결해야 할 일도 산적해 있다. 신한은행의 '초(超) 격차의 리딩뱅크' 자리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올 1분기 당기순이익 면에서 신한은행은 KB국민은행뿐 아니라 우리은행에도 밀리며 은행권 경쟁구도에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받고 있다. 당장 업계 1위 자리 탈환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국민은행의 1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여전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에 반기, 연간 비교를 하면 자신있다"며 "위성호 행장이 글로벌, 디지털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