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울산 정하균 기자 = 울산의 상수도 보급률이 지난해말 기준 98.2%에 그쳐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꼴찌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산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송수관로 복선화 사업 등 대규모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사업비를 투입하면서 정작 울산에서 가장 보급률이 낮은 울주군지역 상수도 기반 사업엔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4일 울주군 등에 따르면 지난 2012년께부터 매년 15억원 가량씩 상수도본부에 사업비를 지원해가며 지역 상수도 보급에 애를 쓰다가 내년부턴 더 이상 지원을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상수도 보급은 더욱 더뎌질 전망이다.
본지 취재 결과 서울과 부산은 이미 100%를 달성한 지 오래다. 대구시와 대전시의 보급률은 99.9%, 광주 99.8%, 인천 98.6% 등이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낮은 울산지역 상수도 보급률은 서울시 면적만큼이나 넓은 울주지역의 저조한 보급률(90%)에 기인한다.
현재 울주군에서 상수도가 보급 안된 농촌은 253개 마을에 달한다.
간이 상수도(간이 급수시설)를 이용하고 있는 이들 마을 가운데 80% 이상은 급수시설 집수장이 80년대 초반에 설치돼 있다. 깨끗한 물 확보가 마을 최대 숙원사업인 곳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시 상수도본부는 경제효율을 따져 이들 지역에 대한 상수도 보급을 언제나 사업의 후 순위로 남겨주고 있다.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국·시비 지원 없이 자체 수익으로만 운영된다. 이렇다보니 지역민들의 애환은 둘째고, 일반 민간기업과 마찬가지로 투자 대비 경제성을 따지는 셈법에 매달리는 구조다.
울주군은 이런 사정을 감안, 지난 2012년께부터 신장열 군수의 지시로 매년 15억 안팎으로 군 예산을 할애해 지역 마을의 상수도 시설에 지원해 왔다.
지난 2016년 1월 삼남면 교동리에서 상북면 등억리 온천단지 5.2㎞를 잇는 상수도 기반 설비공사에도 총 사업비 15억원 중 7억5000만원을 상수도사업본부에 지원했다.
절반의 경비를 댈테니 절반은 시 상수도본부에서 부담해 빨리 상수도를 보급해 달라는 식이다.
이 같은 일종의 공동 출자(매칭 펀드)도 이제는 볼 수 없을 것같다고 울주군은 전했다.
예산을 쪼개 사용하는 데 한계를 느껴 내년부턴 상수도본부에 더 이상 지원을 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울주군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러한 내부 방침을 정한 이유는 군비 지출에 있어 허리띠를 졸라가며 상수도본부에 지역 상수도 보급을 빨리 해달라는 취지에서 기반 시설 공사비를 지원해 왔지만, 비효율적이란 결론을 내렸다"며 "향후 노후화된 간이 급수시설 개량사업에 더욱 치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