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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프랑스 북부 릴에서 주민이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의 포스터를 벽에 붙이고 있다. 프랑스는 오는 7일 중도 마크롱과 극우 마린 르펜 중 한 명을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결선 투표를 앞두고 있다. [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프랑스 대통령 선거의 결선 투표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투표에 기권하겠다는 여론이 확대되고 있어 선두주자 에마뉘엘 마크롱 캠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1차 투표에서 패배한 급진좌파 장 뤽 멜랑숑 지지자들의 내부 설문조사에서 무려 3분의 2가 결선 투표에서 기권하거나 무효표를 던지겠다고 답했다. 마크롱을 찍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35%에 그쳤다. 정치적 이념의 반대편에 있는 극우 마린 르펜을 지지하냐는 질문은 아예 포함되지 않았다.
물론 여전히 최근 여론조사에서 마크롱 후보가 극우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에 비해서는 지지율 격차 약 15~20% 정도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마크롱 캠프 내에서는 투표율이 낮을 경우 지지자 충성도가 높은 르펜이 깜짝 당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투표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응답자가 22~28%에 이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반EU와 반이민과 같은 극단적인 공약을 내건 르펜에 대한 반감이 심하지만 전형적인 엘리트의 상징으로 통하는 마크롱에 대한 여론도 좋지는 않다고 말한다. 따라서 마크롱의 대통령 당선은 르펜의 당선을 막기 위한 차선책의 성격이 강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마크롱이 결선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투표율이 낮고 르펜과 지지율 격차가 좁을 경우 정책 추진에 힘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마크롱이 창당한 중도신당 ‘앙마르슈(전진)’가 6월 총선에서 많은 의석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열성적인 지지가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경우 국내적으로나 대외적으로 마크롱의 권위에 힘이 실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파리정치대학의 도미닉 헤니에 정치학 교수는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마크롱의 당선을 걱정하지는 않지만 그가 결선에서 얼만큼의 지지율을 얻을지, 6월 총선에서 집권당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고 지적했다.
이번 대선을 통해 공화당·사회당이라는 프랑스 양당 체제 분열이 확실해진 상황에서 프랑스는 6월 11과 18일에 577석 하원 의원을 정하는 총선을 치른다. 현재 마크롱의 '앙마르슈(전진)'는 원내 의석이 없고 르펜의 국민전선도 1석밖에 없다.
헤니에 교수는 “마크롱이 결선에서 얼만큼의 차이로 이기느냐가 중요하다. 55% 대 45%로 이길 경우 마크롱에겐 재앙이다. 60% 대 40%로 이겨도 위기 수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