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이라는 강력한 주주환원책 덕분으로, 증권사가 제시하는 삼성전자 목표주가도 최대 280만원대에서 요지부동이다. 다만 지주전환 수혜주로 꼽혀 온 삼성물산, 삼성SDS를 비롯한 다른 삼성그룹주로 불똥이 튀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그룹 상장사 15곳 가운데 8곳 주가가 오른 반면 7곳은 내렸다. 지주전환 이슈로 희비가 뚜렷하게 엇갈린 것이다.
지배구조 재편으로 컨트롤타워 역할이 기대됐던 삼성물산을 비롯한 지주전환 기대주는 실망매물 출회에 시달렸다. 삼성물산·삼성SDS 주가가 각각 6.84%, 6.48% 떨어졌다. 삼성SDI와 삼성화재, 삼성엔지니어링, 호텔신라, 삼성중공업도 최대 2%대 낙폭을 보였다.
삼성전자가 초대형 호재를 내놓았다. 49조원을 들여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대상은 보통주 1798만주와 우선주 322만주다. 주가도 219만2000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를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주가 오름세가 21일부터 닷새 연속 이어졌다.
주요 증권사 10곳이 내놓은 삼성전자 목표주가 평균치는 이날 현재 약 255만원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제시한 285만원이 가장 높다. 현 주가대비 약 30%(66만원)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메리츠종금증권도 272만원을 적정주가로 잡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와 KB투자증권, 한화증권은 나란히 270만원을 목표주가로 내놓았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A3 라인이 생산을 개시한다"며 "3분기에도 갤럭시노트8과 3D 낸드 평택 18라인이 가동에 들어가면서, 분기마다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실적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최도연 연구원은 "내년에는 매출이 올해 예상치보다 10% 증가한 222조원, 영업이익도 61% 늘어난 47조10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그는 "3D 낸드와 플렉서블 OLED 공급 부족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호황이 한풀 꺾일 수 있겠지만, 심각한 침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부문 성장세는 스마트폰이나 PC, 서버 수요 감소로 둔화될 전망"이라며 "하지만 SSD(Solid State Drive)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고, 일본 도시바가 메모리사업에서 물러나는 점도 수급에 긍정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