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中 매각 불안감 증폭..."채권단만 남는 장사"

2017-04-2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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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회장, "모든 것은 산업은행 손에 달렸다"…사태 주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김효곤 기자]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모든 것은 산업은행 손에 달렸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27일 광화문 사옥에서 기자와 만나 금호타이어 인수전에서 채권단과 더블스타의 매각 협상이 본격화된 상황에 산업은행의 최종 결정밖에 기다릴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 아시아나항공 최신예 항공기인 A350 1호기 인도식에 참석해 직접 탑승해본 박 회장은 “우리 A350이 너무 좋았다”며 환한 표정으로 칭찬했지만,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한 잇단 질문에 이내 그의 낯빛은 어두워졌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의 미래, 재입찰 가능성, 더블스타와의 공동인수 여부 등 질문에 “할 말이 전혀 없다”며 “결국 산업은행에서 원하는 대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컨소시엄 허용을 놓고 산업은행과 전면전을 펼친 박 회장 측은 우선매수권과 법적소송을 포기하기로 선언하면서 당분간 사태를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금호’ 상표권 등 협상에서 논의해야 할 부분이 많아 지켜볼 것”이라면서도 “그룹은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최종적으로 재입찰 절차에 돌입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中 매각 불안감 증폭··· “채권단만 남는 장사”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을 포기한 이후 지난 25일부터 더블스타와 채권단의 매각 협상은 본격화되면서 국내 타이어 업계에 불안감이 증폭된다.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을 비롯해 전국 1500개 금호타이어 대리점주, 광주 지역 정재계까지 나서 해외 매각을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광주지역 금호타이어 대리점주는 “글로벌 순위 34위 더블스타가 14위인 금호타이어를 경영할 능력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기술 노하우, 고용 창출 등 타이어 산업의 생리를 이해하지 못한 인수합병으로 결국 금융 논리에 의해 채권단만 남는 장사”라고 지적했다.

실제 금호타이어 인수전의 최대 수혜자는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이다.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로 매각될 경우 채권단은 9550억원의 대금을 회수하게 된다. 이는 금호타이어 주식 1주당 1만4389원에 해당하는 가격이다. 26일 기준으로 금호타이어 주가는 8330원으로 채권단은 1주당 70% 이상 차익을 얻게 되는 셈이다.

앞서 채권단은 2013~2014년 금호타이어 출자전환을 위해 받은 전환사채(CB) 1580억원치를 매각해 1800억원에 달하는 차액도 얻었다. 금호타이어 워크아웃 이후 현재까지 5% 이율로 매달 수십억원에 달하는 채무 이자도 받고 있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중국 공장 정상화, 제품 개발 투자 확대, 구매 시너지 효과, 글로벌 시장 진출 가속화 등의 내용을 중심으로 4대 시너지 전략을 공개했지만,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계획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더블스타의 지난해 매출은 48억1200만위안(약 7900억원)으로 금호타이어(2조9476억원)의 4분의 1 규모로 현금창출력이 부족하다”며 “더블스타가 인수 계약금을 제외한 나머지 자금 대부분을 차입금에 의존할 것으로 보여 인수 이후 재무 부담은 인수 후에 금호타이어로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매각 협상 장기화에 금호타이어의 실적은 암울하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지난 1분기 국내 판매는 늘었지만, 더블스타로의 매각 가능성이 커지면서 해외 판매가 부진했다”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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