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뇌물로 판단한 삼성 출연금 204억원이 유죄로 인정되면 전액 몰수 조치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SK와 현대자동차 등 강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출연금을 내고 피해자로 인식된 기업들은 해당 금액을 온전히 되돌려 받을 가능성이 높다.
23일 법조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 현대자동차, SK, 포스코, 롯데 등 18개 그룹 53개 계열사가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금액은 총 774억원(각각 486억원·288억원)이다.
검찰 관계자는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은 대부분 보전돼 있다"며 "국정농단 사건 피해자들의 유죄가 확정되면 몰수 절차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두 재단 출연금 774원 가운데 삼성이 낸 204억원과 다른 대기업이 낸 570억원의 성격을 다르게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은 자신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요구에 따라 두 재단에 204억원을 낸 혐의로 기소된 만큼 삼성 측의 204억원은 전액 몰수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현대차, SK, LG 등 다른 대기업들이 낸 출연금은 대부분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높다. 검찰이 나머지 그룹들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강요로 출연금을 낸 피해자로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128억원으로 삼성 다음으로 가장 많은 출연금을 냈고, SK는 111억원을, LG는 78억원을, 포스코, 롯데, GS는 각각 49억원, 45억원, 42억원씩을 출연했다.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지목된 이 부회장과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지목된 박 전 대통령이 지금까지 일관된 입장으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검찰의 뜻대로 출연금 몰수 절차가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