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 격화..경제는 점점 더 바닥으로

2017-04-1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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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대들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형상화한 인형을 불태우면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베네수엘라가 걷잡을 수 없는 위기로 빠져들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시민들은 먹을 게 없어서 쓰레기통을 뒤진다.  

경제 수치는 베네수엘라의 사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CNN머니에 따르면 올해 베네수엘라의 실업률은 25%에 달하고 내년에는 28%가지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다. 2015년만 해도 7.4%였다. 
베네수엘라의 GDP는 작년에 18%나 쪼그라들었다. 3년째 마이너스 성장인데 올해와 내년에도 사정이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가상승률 수치는 더 심각하다. 작년에 비해 낮아지긴 했지만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720%다. 내년에는 물가상승률이 무려 200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가게에 물건이 있어도 껑충껑충 뛰는 가격 때문에 물건을 살 수가 없다. 참지 못한 사람들은 가게를 약탈하고 치안은 점점 더 불안해진다. 의약품도 부족해서 기본적인 치료를 받지 못해 가벼운 질병으로 사람들이 죽어나간다. 

주요 외신들과 비평가들은 마두로 대통령이 경제 위기 속에서도 권력 강화에만 몰두했다고 지적한다. 마두로 정부는 수년 동안 대통령 퇴출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려는 야당의 움직임을 번번이 무산시켰다. 급기야 지난 3월 말에는 친정부 성향의 대법원이 야당이 장악한 국회로부터 입법권을 대행하려고 시도했다가 거센 비난을 받고 번복한 바 있다.

이후 반정부 시위는 더욱 격화됐고 충돌 과정에서 5명이 사망했다. 시민들은 경제난과 독재를 심판하기 위해 연기된 지방선거 시행일 확정, 조기 총선·대선 실시, 정치범 석방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차기 대선의 유력 주자인 야당의 엔리케 카프릴레스를 앞으로 15년 간 공직에 오르지 못하게 금지시키는 것으로 대응했다. 

19일에는 베네수엘라의 독립선언일을 맞아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예정되어 있어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마두로 지지자들도 맞불 시위를 연다는 계획이며 거리에는 무장 군인들이 배치됐다.

관망하던 주변 국가들도 마두로 정권에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월에 트위터를 통해 베네수엘라가 정치점 레오폴도 로페즈를 당장 석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은 또한 부통령 타렉 엘 아이사미를 마약밀매 혐의로 제재명단에 포함시키고 미국 내 자산을 동결했다.

미주 대륙의 35개국이 가입한 미주기구(OAS)는 3월에 베네수엘라가 민주적 선거를 실시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OAS에서 퇴출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랫동안 침묵을 지켰던 아르헨티나의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 역시 이달 베네수엘라의 인권 문제를 언급하면서 “현 상황이 무척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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