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베이징신보에 따르면 3월부터 현재까지 중국 대륙 17개 도시에서 주택 판매 제한령을 쏟아냈다. 주택 판매 제한령이란 주택을 구매한 후 일정기간 주택을 팔지 못하게 하는 조치다. 부동산 단기 투기 거래를 엄격히 막겠다는 의도다.
시작은 수도 베이징이었다. 베이징은 지난달 17일 기업이 매입한 신규주택은 매입 후 3년간 판매를 금지하도록 했다.
베이징은 주택 판매 제한대상을 기업으로 국한했지만 그 뒤를 이어 다른 도시들은 개인이 매입한 신규주택도 일정 기간 팔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를 내놓았다.
그 뒤를 이어 저장성 항저우, 푸젠성 푸저우, 광둥성 광저우·주하이·둥관, 산둥성 칭다오, 허베이성 바오딩, 장쑤성 창저우, 쓰촨성 청두 등 17개 도시에서도 이와 비슷한 주택판매 제한령을 잇달아 쏟아냈다. 대부분이 주택 거래가 왕성한 베이징을 비롯한 징진지 수도권 지역, 창장삼각주, 주장삼각주에 집중됐다.
주택판매 제한기한도 최소 1년에서 최장 5년까지 다양했다. 특히 슝안신구 광풍으로 부동산 투기가 몰아닥친 허베이성 바오딩 일부 지역은 최장 5년간 주택을 팔지 못하도록 했다.
시장전문가들은 주택 판매제한령은 단기적 투기거래를 막는 데 부동산세보다도 효과적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도시에서 주택판매제한령을 도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특히 주택구매 제한령과 결합해 단기 주택거래를 실종시켜 거래량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들어 중국 대륙에 불던 부동산 투기 광풍은 서서히 가라앉는 모습이다.
14일 인민은행에 따르면 3월 말 개인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9조1000억 위안으로 전년 동비 35.7%로 늘었지만 증가율은 1.1% 포인트 둔화했다. 인민은행은 "1분기 부동산개발대출과 개인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이 모두 둔화세로 돌아섰다"고 발표했다.
주요 도시 주택 거래도 동결됐다. 중위안부동산에 따르면 4월 상순(1~10일) 1,2,3선 도시 주택 거래량이 3월 상순보다 일제히 줄었다. 특히 1선도시 거래량은 6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근래 들어 중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집값은 빠르게 뛰었다. 지난해 베이징·상하이·선전 등 집값은 1년새 30% 이상씩 뛰었다. 중국 지도부도 불안한 중국 부동산 시장이 중국의 금융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부동산 시장 거품을 걷어내는 데 주력해왔다.
국영중앙(CC)TV는 "최근 중국 45개 이상 도시에서 140여 가지 부동산 조치를 내놓았다"며 "부동산 시장 거품을 걷어내기 위해 하루가 다르게 전국 각지에서 부동산 '왕폭탄'이 투하됐다"고 전했다. 베이징에서만 반 달 사이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한 조치가 10개 이상 쏟아졌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부동산 과열 억제조치로 하반기까지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일부 도시 집값은 조정을 겪을 수도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