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주열 한은 총재 "경기 회복, 중장기적으로 불확실성 잠재"

2017-04-1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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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국내 경기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는 데 대해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대외수요가 확대된 영향에 주로 기인한다"며 "중장기적으로 불확실성이 여전히 잠재해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경기가 회복세에 있고 단기적으로 전망은 밝지만 불확실성이 있다"며 "현재 경기회복을 이끌고 있는 설비투자와 수출을 보면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대외수요 확대에 주로 기인한다"고 말했다.
그는 "확장적 거시경제에 따른 영향, 자본수출국 유가 회복 등으로 선진국과 자본수출국 중심으로 회복되는 모습"이라며 "반도체 등 IT 산업에서 경쟁력 갖추고 있다는 점도 경기회복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을 2.5%에서 2.6%로 상향 조정한 데 대해 "수출 외 기술적 요인으로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0.1%포인트 상향 조정됐고, 거기에 따른 레벨업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IT업종이 호조를 보이면서 대기업들의 설비투자 실적도 상당히 늘어났다"며 "연초에는 소비심리가 낮아져 있다는 점을 지적했는데 대통령 탄핵 결정 이후 대선 일정이 확정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소비심리가 다소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미국 금리인상과 관련해서는 "미국 금리가 상승하면 국책은행도 상승하는 동조화 현상이 부분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국내 채권시장에서 수요가 상당히 견조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승 압력은 받겠지만 크게 상승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3년 만에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했는데 이유는?
- 수출 외 기술적 요인으로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거기에 따른 레벨업 효과가 있었다. IT업종이 호조를 보이면서 대기업들의 설비투자 실적도 상당히 늘어났다. 앞으로의 투자 계획도 확대해 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연초에는 소비심리가 낮아져 있다는 점을 지적했는데 대통령 탄핵 결정 이후 대선 일정이 확정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소비심리가 다소 개선됐다.

▲ 2금융권 통계 오류가 연달아 발생했는데?
- 은행에 비해 비은행금융기관의 통계시스템이 많이 뒤쳐져 있다. 한은도 비은행금융기관 통계의 정확도를 제고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총액에 대한 변동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항목간 조정에 따른 것이다. 비주택담보대출의 차주 신용등급은 주택담보대출보다 낮다. 그래도 부동산을 담보로 하고 있다는 점을 보면 대출채권의 건전성은 큰 차이 없다. 만약 2금융권 공동검사권이 주어진다면 비은행금융기관의 사항을 더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은?
- 지난 금통위에서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주요20개국(G20) 회의를 다녀와 느낀 분위기를 말한 것이다. 이례적으로 환율정책의 투명성을 강조하고, 각국 환율정책에 대한 감시 강화하겠다고 천명한 터라 경계심을 늦추지 말자는 의미였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무역 불균형 조정을 위한 100일 계획에 합의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중국을 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만큼 한국도 지정될 가능성이 낮아졌다. 이달 보고서에서는 가능성이 낮다고 보지만 앞으로 미국 정부의 정책 기조 변화를 계속 살펴보겠다.

▲ 수출 개선이 지속 가능하다고 보나?
- 이틀 전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단기적으로 봤을 때 경기는 상당히 우호적이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리스크가 잠재해 있다는 표현을 썼다. 이는 국내 경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경기가 회복세에 있고 단기적으로 전망은 밝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히 잠재해 있다. 현재 경기회복을 이끌고 있는 설비투자와 수출을 보면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대외수요 확대에 주로 기인한다. 확장적 거시경제에 따른 영향, 자본수출국 유가 회복 등으로 선진국과 자본수출국 중심으로 회복되는 모습이다. 반도체 등 IT산업에서 경쟁력 갖추고 있다는 점도 경기회복 요인이 됐다.

▲ 미국과 유럽 성장률이 예상보다 클 것이라고 본다. 글로벌 리플레이션 시각은?
- 선진국뿐 아니라 신흥국들도 경제 상황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가 높다. 리플레이션이 나타나고 있지만, 선진국 경기 확장세가 수요면에서 물가상승률 유발할 정도로 크지 않다고 본다. 과거와 같은 인플레이션은 우려하지 않는다.

▲ 고용, 임금 측면에서 구매력 증가세를 어떻게 평가하나?
- 국내 경제 상황을 보면 수출, 설비투자가 회복세를 이끌고 있고 소비는 여전히 저조하다. 실질구매력 측면에서 보면 크게 나아질 것이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빠른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이 더 많이 남아있다.

▲ 가계 소득이 증가해야 위축된 소비가 개선되는데 어떤 방법이 필요한가?
- 수입과 지출 양측면에서 개선되도록 하는 노력 필요하다. 수입 측면에서는 무엇보다 일자리 창출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노동시장의 미스매치나 서비스 산업 발전 제약 요인에 대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지출 측면에서 보면 가계부채 상환 부담을 줄여주고 주거비와 교육비 부담을 완화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결국 가계소득 증가는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경제사회 전반에서 풀어야 할 과제다. 한은의 역할은 경기, 물가 안정적으로 유지함으로써 구조개혁 기반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자산규모 축소 논의를 시작했는데?
- 양적완화 정책 실시한 나라는 많지만 주요국 중앙은행에서 자산규모를 축소한 사례가 아직 없어 영향을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2013년 중반 연준이 양적완화를 시사했을 때 경험을 비춰보면 자산규모를 축소하면 글로벌 유동성 축소 우려 높아지고 이에 따라 시장금리 상승, 신흥국 자금유출 위험이 커지게 된다. 하지만 연준이 정책금리 인상 경우처럼 자산규모 축소도 점진적으로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시기, 규모에 대해 시장과 충분히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 미국이 금리인상하더라도 기준금리 동결하는 이유는?
- 미국 금리가 상승하면 국책은행도 상승하는 동조화 현상이 부분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점진적으로 실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채권시장에서 수요가 상당히 견조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승 압력은 받겠지만 크게 상승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 내외금리차 축소에도 급격한 자본유출 없을거라고 했는데 금리 역전되도 자신감이 유지되나?
- 자금 흐름은 내외금리차만 보고 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 경제, 물가 예상, 환율전망, 국제금융시장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한다.

▲ 고용 상황 부진이 완화됐다고 평가했는데?
- 고용 상황을 살펴보면 실업자 수가 3월에 크게 늘어났다. 수출, 설비투자가 호조를 보이며 제조업에서 감소폭 줄어들었지만 앞으로의 전망을 보면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경기회복에 따라 고용 개선될 수 있지만 수출, 투자 호조 보이는 업종이 주로 IT분야다. 주된 생산 기반이 해외에 있고 중국과의 사이가 나빠지면서 그에 따른 관련 업종 고용에 어려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과 같은 회복세를 이어가긴 힘들 것 같다.

▲ 연말 혹은 내년 한은이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 물가 측면에서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크지 않다. 성장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금년으로 보면 마이너스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거시경제 리스크 줄었고, 금융안정 리스크에 유의해야 한다. 앞으로 금리 전망은 경기 흐름, 국내 금융시장에서의 변화를 보고 적절한 판단을 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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