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의 지주회사인 이탈리아 '엑소르' 사외이사에서 물러났다. 이 부회장이 '최순실 게이트'로 출국금지 및 구속 기소를 당하면서 이사회에 연달아 불참한 것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2일 엑소르에 따르면 지난 5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이 부회장을 포함해 사외이사 4명이 교체됐다. 이 부회장은 2012년 5월부터 엑소르의 사외이사를 맡아왔다.
엑소르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인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의 지주회사이다. 피아트는 페라리, 마세라티 등 고급차 브랜드를 보유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다. 삼성전자가 인수한 미국 전장기업 하만의 파트너이기도 하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의 구속 사태가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킹의 약화로 이어질까 봐 우려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그간 진행됐던 네트워킹이 약해지면서 새로운 사업 진출이나 신규 투자 등에 차질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중국 하이난섬에서 열리는 ‘보아오포럼’에도 불참했다.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인 보아오 포럼은 형식적으로는 비정부 기구인 보아오 포럼 사무국이 주최하는 행사지만 실제는 중국 정부 주도의 국제 여론 형성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작년 보아오포럼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를 만났었다.
이 부회장은 오는 7월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열리는 ‘앨런앤드코 미디어 콘퍼런스(선밸리 콘퍼런스)’에도 참석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 부회장은 지난 10여 년간 거의 매년 이 콘퍼런스에 참석, 글로벌 IT 업계 인사들과 친분을 쌓았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도 이 콘퍼런스에서 만나 오랫동안 교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