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기획 4-후보자 검증] ⑤ 심상정, 진보 한계 숙제 풀고 비상할까

2017-04-12 07:49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에 대한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는 대선 완주 여부다. 2012년 18대 대선에서 그는 진보정의당 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대선을 20여일 앞두고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양보하며 사퇴했다.

심 후보는 이번에는 무조건 완주한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지만 대선을 28일 앞둔 11일 그를 둘러싼 상황은 녹록지 않다.

심 후보는 다른 대선주자들이 갖지 못한 확고한 차별성이 있다. 각종 의혹이나 스캔들에 연루되지 않아 깨끗한 정치인 이미지는 그의 최대 자산이다. 노동을 제1국정 과제로 삼는 등 고통받는 서민층을 대변하는 정치인이라는 점도 강점이다.

그러나 심 후보 역시 진보 정치의 근본적 한계에 갇힌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그의 리더십은 검증 대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메갈 사태' 때는 심 후보의 리더십을 비판하며 탈당 바람이 불기도 했다. 정의당 한 관계자는 "메갈 사태 당시 심상정 지도부가 위기 관리를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심 후보가 이끄는 정의당은 탄핵이라는 사상 초유의 국면에서도 진보 정치의 존재감을 내보이지 못했다. 여전히 정의당 지지율은 바닥권을 맴돌고, 민심은 진보 정치에 대한 깊은 신뢰를 보내지 않고 있다. 대선 이후 당의 수권 비전을 제시하고 유권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진보 정당 부활의 계기를 만들기 어렵다. 

역대 진보 정당이 겪었던 '색깔론' 등도 심 후보가 대비하고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심 후보는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 당시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1번으로 정계에 입성했다. 18대 총선에 도전했지만 재선에 실패하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유시민 전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천호선 전 정의당 대표, 이정희 전 통진당 대표 등과 힘을 합쳐 2011년 통진당을 창당했다.

그러나 얼마 가지 못해 비례대표 경선 부정 의혹 등으로 폭력 사태가 빚어졋고, 심 후보는 통진당을 탈당해 진보정의당을 창당했다.

통진당은 그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남은 대선 기간에 옛 통진당 사태처럼 진보 진영 내에서 분열과 대립이 벌어질 경우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다. 현재 통진당의 후신인 민중연합당에서도 김선동 후보를 확정한 상태다.

심 후보가 이번 대선을 완주하느냐도 관심사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초박빙 승부가 펼쳐질 경우 막판에 당 안팎에서 심 후보 사퇴를 요구하고 나설 가능성도 있다.

정치권에선 당 밖에선 문 후보 지지자들이, 당내에선 참여계가 문 후보와의 단일화를 압박하며 심 후보에게 희생을 요구할 것이란 시나리오가 나돈다. 심 후보가 완주하더라도 정의당 지지자들조차 ‘사표 심리’로 전략적 투표를 선택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정권 교체를 위해 소수 정당의 희생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던 한국 정치의 풍토에서 심 후보는 세 번째 대권 도전에 나섰다. 19대 대선 후보 가운데 유일한 여성으로서 실패한 여성 대통령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딛고 서야 한다.

'노동 있는 민주주의'를 만들겠다는 그의 대권 슬로건이 곧 진보 정치의 꿈이다. 가시밭길이 예상되지만, 심 후보가 진보 진영 대표 주자로서 기로에 선 진보 정치 부활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