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올가을 제주도에서 첫 비엔날레가 열린다.
'지역밀착형 비엔날레'를 표방하는 '제1회 제주비엔날레'는 오는 9월 2일부터 12월 3일까지 제주도립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제주시 원도심, 서귀포시 원도심, 알뜨르비행장 일원에서 펼쳐진다.
김준기 제주도립미술관장은 최근 언론간담회에서 "엘리트주의와 소통부족 등으로 '그들만의 리그'라 지적받는 비엔날레들과 달리 예술의 사회적 책무를 방관하지 않으면서 제주도와 제주도민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는 '제주 밀착형 비엔날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과의 연계에 방점을 찍음으로써 제주의 장소성을 재해석하고, 이를 통해 투어리즘의 새 물결과 대안관광의 비전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세부 주제가 △제주도립미술관 '관광' △제주현대미술관 '환경' △알뜨르비행장·산방산 등 4·3유적지 '다크 투어리즘' △제주시 '어반투어' △서귀포시 '이중섭' 등 공간별로 설정된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전시는 국내외 60여명의 작가(팀)가 참여해 다양한 장르의 작품과 관련 자료들을 선보인다.
전시 외에도 예술가의 작업실을 중심으로 지역의 자연·역사를 체험하고 그 문화적 가치를 공유하는 아트올레 투어, 100일 100인 토크쇼, 강연, 콘퍼런스 등이 마련된다.
초대 예술감독은 해인아트프로젝트(2013)·창원조각비엔날레(2014)·지리산프로젝트(2014-2016) 큐레이터, 아트쇼부산(2014)·세계문자심포지아(2016) 예술감독으로 일했던 김지연씨가 맡았다.
김 감독은 "'투어리즘'이란 주제를 통해 관광명소 제주도의 도민들 일상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관통하는 관광의 다양한 측면을 조명할 것"이라며 "미술뿐 아니라 인류학적·문화사회학적 차원에서 접근함으로써 제주도 전반의 현실과 문화예술 생태계 현황을 짚어보고 미래 대안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비엔날레는 이제 동시대의 사회적 현안에 대해 민감하게 조응하는 공론장으로 기능해야 한다"며 "제주비엔날레는 제주도의 현실을 진단하고, 비전을 공유하는 장으로서 지역의 유관기관과 제주 지역 기반의 문화예술인, 민간 참여자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술계는 제주비엔날레의 차별성을 기대하면서도 예산, 인력 등 지자체의 지속적인 투자가 가능할지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1년도 채 안 되는 기간에 미술관 주도로 행사가 급조된 점과 지역 문화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았다는 점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김 관장은 이에 대해 "현재 확보한 본예산 10억원에 추가경정예산 5억원이 나올 예정이며, 향후 성과에 따라 국비 확보 가능성도 타진할 것"이라며 "공연예술을 기반으로 하는 섬문화축제와 번갈아 행사를 진행하고, 지속 가능성을 위해 10년간의 비엔날레 주제를 마련하고 교육기관과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개발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