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대우조선해양 서울 사옥에서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오른쪽)과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이 초대형유조선 건조의향서에 서명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상선으로부터 최대 10척에 달하는 초대형유조선을 수주해 수주 부진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보완, 채권단 구조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상선과 초대형유조선(VLCC)에 대한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LOI는 최종 계약 전단계로, 사실상 수주 계약과 동일하다.
현대상선은 VLCC 신조 발주를 위해 지난해 말 전사협의체인 ‘신조 검토 협의체’를 구성, 선박 신조에 대한 수요 및 선형, 척수, 시장 동향, 환경 규제, 투자 타당성 등을 검토해왔다.
이후 지난달 22일 VLCC 발주를 위한 입찰제안서 공고를 통해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로부터 제안서를 접수 받은 결과 대우조선해양으로 낙점됐다.
현대상선은 이번 공개 경쟁입찰이 공정한 평가 기준에 따라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각 조선소가 제시한 제안사항에 대해 △대상선형 이행실적 및 프로젝트 이행능력 △기술 역량 △가격 △운영비용 경쟁요소 등 4가지 평가요소로 구분해 평가됐다. 현대상선의 내부 투자심의 절차 기구인 ‘투자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의결했다.
현대상선은 지난 2011년 국내 해운사가 운영하는 컨테이너선 중 가장 큰 1만31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급 대형 컨테이너선 5척을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했고, 2013년에도 영국 조디악이 발주하고 현대상선이 용선한 1만0TEU급 컨테이너선 6척도 대우조선해양과 함께 진행하는 등 깊은 신뢰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이번 수주는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와 시장의 신뢰회복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국내외 선주들은 대우조선해양의 기술력 및 경쟁력에 대해서 여전히 높은 신뢰를 보내고 있다”며“이런 선주들에게 좋은 품질의 선박을 제공하고 회사를 정상화시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선박 발주는 정부가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조성한 2조6000억원 규모의 ‘선박 신조 프로그램’을 활용한 첫 사례다. 현대상선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추가적인 중소형 컨테이너선 신조 발주도 검토하고 있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은 “VLCC 신조선가의 역사적 최저점인 올해가 발주 적기라고 판단했다”라며 “선박 신조 프로그램을 통해 현대상선의 중장기 선대 경쟁력은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올해들어 현재까지 LNG선 2척, VLCC 5척 등 총 7척(7억7000만 달러)의 선박을 수주했다. LOI가 체결된 미국 엑셀러레이트 에너지가 LNG-FSR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 1척 및 현대상선 VLCC 5척을 포함할 경우 총 13척(14억 달러 규모)의 수주실적이 예상되는 등 올해 들어 신규수주 실적이 회복되고 있다고 대우조선해양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