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국내 식품업체들이 지난해 30% 넘는 영업이익이 증가했음에도 기부금을 평균 18% 줄였다. 농심은 기부금 규모를 70% 가까이 줄이고, SPC삼립과 삼양식품은 실적 호조에도 두 자릿수 감소율을 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오뚜기·롯데제과·대상·농심·SPC삼립·삼양사(기부금 미기재한 동서식품, 오리온, 해태 제외) 등 7대 식품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은 평균 4.10%로 나타났다.
이들 7개사의 지난해 기부금 증감률은 17.8% 감소했다. 기부금이 가장 급감한 곳은 농심이다. 농심의 기부금은 4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도 13억6000만원보다 69%나 줄어든 금액이다. 농심 관계자는 "작년 영업이익이 크게 줄면서 기부금도 감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농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4.48% 감소한 690억9684만원을 기록했다. 실적 악화를 감안해도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은 0.4%에 불과하다.
SPC삼립과 롯데제과는 전년 대비 46% 감소했다. SPC삼립은 지난해 영업이익을 290억8400만원을 기록, 전년 대비 14.9% 증가했다. 그럼에도 기부금 금액은 1억78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5.53% 급감했다.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은 0.61%에 그쳤다.
롯데제과도 비슷한 감소율을 보였으나 기부금 금액은 132억3400만원에 달한다.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은 10.36%. 지난해 영업이익이 12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6% 감소했음에도 높은 비중을 유지한 셈이다.
실적 호조를 보인 삼양식품의 경우 기부금에는 인색했다. 삼양식품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53.5% 증가한 253억원을 기록했으나 기부금은 5300만원에 그쳤다. 이 금액도 전년 대비 13% 감소한 것으로, 영업이익 대비 비중은 0.2%로 가장 낮았다. 대상은 지난해 41억2000만원을 기부,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영업이익 대비 비중은 4.11%다.
반면 두 자릿수 기부금 증가율을 보인 업체도 있다. 바로 오뚜기와 CJ제일제당이다. 매출 2조 클럽에 새로 진입한 오뚜기는 지난해 전년 대비 38.64% 늘어난 46억7900만원을 기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425억원으로 전년 대비 6.80% 증가했다.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은 3.28%에 불과하지만 식품업체 중 기부금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식품업체 중 기부금액이 가장 많은 CJ제일제당은 지난해 817억8100만원을 기부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기부금을 전년 대비 20.80% 늘리며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이 9.70%를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2.30% 증가한 8436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