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 만나는 전문가마다 조언한다. "노후 대비가 턱없이 부족하지만, 심각성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머지않은 미래에 사회적인 재앙이 될 수도 있다. " 그러나 대다수 국민은 공적연금에 노후를 기대야 한다. 국민연금이 대표적인 공적연금이다. 실제 최근 발표된 통계를 보면 4050세대가 국민연금에만 의존해 노후 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은 현재 40%에 불과하다. 노후 생활자금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국민연금 가입자가 2016년 받은 돈은 월평균 35만원 남짓에 그쳤다.
기재부는 이마저도 고갈될 수 있다고 추산한다. 국민연금이 2044년 적자로 돌아서고, 2060년에는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는 얘기다. 국가에서 빚을 내 기금을 보전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지금보다 가입자 부담을 늘리는 대신 수급액을 줄이는 식으로 국민연금을 개편할 공산이 크다.
국민연금이 투자수익률을 지금보다 더 높이면 어떨까. 2016년 말 기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굴린 자금 운용 규모는 560조원에 달했다. 이는 올해 정부 예산보다 160조원 이상 많은 규모다. 국민연금 투자수익률이 상승한다면 기금 고갈을 막거나 늦출 수 있을 것이다.
국민연금관리공단 홈페이지는 '국민을 든든하게 연금을 튼튼하게'라는 말로 방문자를 맞는다. 노후에 기댈 마지막 보루가 국민연금이다. 정부는 이런 국민연금을 상대로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에 따른 손실까지 떠안을 것을 강요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국민연금에서 빌려간 돈부터 갚고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대우조선해양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무리 크더라도 국민에게 가난한 노후를 강요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