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뚝 떨어지는 잠재성장률…2020년 1%대 추락 위기

2017-03-2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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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고용‧투자 위축에 탄력 잃은 한국경제

도망가는 日 ‧추격하는 中…“정책 효율성 높여야”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한국경제 잠재성장률이 가파른 하향 곡선을 그리며 탄력을 잃어가고 있다. 특히 기업의 고용과 투자가 위축되면서 실제 경제 성장동력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잠재성장률은 안정적인 물가수준을 유지하며 달성할 수 있는 최대의 성장률을 의미한다. 잠재성장률 하락은 향후 한국경제의 실제성장률이 그만큼 낮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20년 장기불황을 겪었던 일본의 경우, 최근 불황터널의 끝을 보이고 있다. 잠재성장률이 조금씩 상승하며 다시 도망갈 준비를 마쳤다. 중국은 코앞까지 추격했다. 자칫하면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고립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200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2015년 기준 3%대 초반으로 추정되지만, 일부에서는 이미 체감도는 2%대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오는 2020년 이후에는 1%대로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LG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2015~2019년 2.3% 수준이며, 2020~2024년에는 1.9%로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분석은 급속히 진행 중인 저출산‧고령화와 투자부진 등 한국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구조적 원인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한국의 장기 경제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OECD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012년 3.1% 수준에서 점차 낮아져 2060년 1.3%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경제가 주춤하는 사이 일본은 다시 도망갈 채비를 갖췄고, 중국은 맹추격하는 모양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자국이 차지하는 부가가치율은 일본이 2000년 53.6%에서 2014년 51.8%로 1.8%포인트 떨어졌지만, 한국은 45.1%에서 40.2%로 4.9%포인트 떨어졌다.

일본과 한국의 부가가치율 격차가 8.5%포인트에서 11.6%포인트로 확대된 것이다.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는 4차 산업혁명 대응 역시 국가순위가 일본보다 뒤처진다.

중국의 경우 산업경쟁력 지수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은 산업연구원에서 조사한 산업경쟁력 지수가 1995년 16위에서 2015년 13위로 세 계단 올라서는 데 그쳤다.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20위에서 3위로 껑충 뛰었다.

전문가들은 잠재성장률 하락에서 벗어나려면 고용과 자본 흐름이 중요하다는 견해다. 특히 고용, 투자 등 관련 정책이 실제 효과를 발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청년고용에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정책을 확대하고, 외국 고급인력을 유입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며 또 “국내총생산(GDP) 대비 1% 수준에 머무는 저출산 예산을 OECD 평균 수준(3%)에 가깝게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창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도 “적정수준의 투자가 지속되도록 하는 투자환경 개선과 함께 인적자본에 대한 부분도 신경써야 한다”며 “특히 생산성 제고를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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