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고 시리고 피나는 잇몸병 치료약? ‘이가탄’ 꼼수광고 논란

올해 이가탄 인쇄광고. '증상은 달라도 잇몸병엔 역시 이가탄!'이라는 문구가 큰 글씨로 적혀 있다. [자료=이가탄 홈페이지]

아주경제 이정수 기자 = 명인제약이 잇몸병 보조치료제 ‘이가탄’의 의약품재평가 이후에도 기존 광고를 교묘히 수정하는 수법으로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가탄은 지난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잇몸 염증과 붓기, 출혈 등 치은염에 의한 여러 증상의 완화’에서 ‘치주치료 후 치은염, 경·중등도 치주염의 보조치료’로 효능·효과 허가사항이 변경된 바 있다.

약으로 봐야할 것이냐는 논란이 지속되자, 임상문헌과 자문 등의 의약품재평가를 통해 보조치료제로 결론이 내려진 것이다.

때문에 이전까지는 포괄적 치주질환에 사용할 수 있었으나, 재평가 이후에는 환자가 치과 등을 방문해 적절한 진료를 받은 후 보조적인 요법으로만 사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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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소비자들은 ‘역시 광고 믿으면 안 된다’, ‘치과 치료가 더 비용효과적이다’ 등 비난을 쏟아냈고, 명인제약은 지난해 1월부터 제작해 방영 중이었던 이가탄 광고를 두 차례 수정했다.

광고정보센터에 따르면, 수정된 광고에서는 재분류된 보조치료 효능 효과가 명시되고 광고 모델들이 전달하는 메시지도 달라졌다.

그러나 광고 모델들은 기존과 다른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기존 광고와 동일한 의상과 포즈를 취했고, 새 광고는 기존 광고와 동일한 포맷으로 편집됐다. 사실상 전체적인 흐름이나 구성은 기존 광고와 큰 차이가 없어 소비자들로선 기존 광고로 오인하기 쉽도록 제작된 것이다.

특히 재분류 직후 제작된 TV광고와 올해 제작된 인쇄 광고에는 ‘증상은 달라도 잇몸병엔 역시 이가탄’이라는 메시지로 잇몸병약으로 오인할 수 있을 만한 표현이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또 지난해 의약품재평가를 통해 이가탄 사용상 주의사항에 ‘장기간 계속해서 사용하지 말 것’이라는 내용도 추가됐으나, 광고에서는 작은 글씨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문구만 짧게 나와 장기 복용 중인 잇몸병 환자로선 정보 확인이 불가능하다.

명인제약이 운영하고 있는 이가탄 홈페이지에서도 잇몸질환에 대한 약물요법으로 “이가탄을 복용하시면 더욱 효과적”이라는 문구로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다. 이는 과거 수년에 걸쳐 포괄적인 치주질환에 사용돼왔다는 점에서 ‘약’으로서의 인식이 상당한데도 회사가 보조치료제로 전환된 것을 적극 알리지 않고 있는 셈이다.  

명인제약 관계자는 “의약품재평가 이후 TV광고에서 보조치료로 사용된다는 점을 전달하고 있다”면서도 “그 외에 사용 시 주의사항 등에 대해서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명확하게 답변드리긴 어렵다”고 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