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최대한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 돌아오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그 기업들이 돌아와도 좋겠다는 느낌이 들게 하겠다.”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상근 부회장은 24일 오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혁신안 발표후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전경련을 떠난 회원사들에 대해 “전경련이 얼마나 변신하고 회원사에 도움이 되고 우리의 역할을 정부 언론이 인정하는지는 정치사회환경을 봐서 결정하겠지만 다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부회장은 “가장 바람직한 변화는 조직이 시대별로 바뀌는 환경에 따라 먼저 바뀌는 것인데, 이번에는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사태로 인해 외부의 요구에 의해 이뤄졌다. 또한 회원사들의 탈퇴로 혁신을 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아픔이 크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 (전경련은) 조직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를 고쳐 원래 우리가 했던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경련 해체와 관련해 많은 언론 국회의원 회원사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전경련의 고유기능 있어 존속해야한다는 답을 들었다”면서 “예를 들어 과거 노무현 대통령 취임 초기 한·미관계가 좋지 않았을 때 전경련이 앞서서 미국기업과 민간외교를 추진해 원만한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 이런 기능을 놓고 봤을 때 어느 정부가 와도 전경련과 협조해야한다는 인식을 심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기련으로 바뀌는 전경련은 해체론을 촉발시켰던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 모금 등과 같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기 위해 사회본부와 사회협력회계를 폐지한다. 회장단 회의도 없애고 투명한 조직 운영을 위해 전문경영인으로 구성된 ‘경영이사회’를 신설한다. 새로 출범하는 한기련 조직과 예산은 기존 전경련에서 40%를 축소된다.
권 부회장은 “빠르면 내주중 새로운 조직으로 출발할 것이다. 명칭 변경과 이사회 구조개편은 정관에 관계되는 문제라 시간이 걸린다”면서 “법적 절차를 따르되 바로 할 수 있는 것은 내주중에 할 것이다. 재정상황이 좋지 않아 현재 4개층을 2개층으로 줄아며, 이사도 다음주에 할 것”이라고 전했다.
경영이사회와 관련해서는 “전경련 주요 정책방향과 의사결정을 내리고 업무방향을 결정하며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최고의사결정 기구가 될 것”이라면서 “멤버는 20여명으로 생각하고 있고, 회장단내에서 전경련 업무에 많이 관여했고 관심도 큰 기업에서 선정한 분으로 전문경영인이 될텐데 그 분들 모셔서 운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업무 방향은 분과위원회를 둬서 정한다. 이를 통해 사무국의 업무 독단을 방지하고 견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정부와 정치권 등의 부당한 요구를 한기련이 막아낼 수 있을 지에 대한 질문에 권 부회장은 “(한기련은) 돈도 없고 조직도 없다. 앞으로는 개별 기업에 알아봐야 할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정경유착에 절대 관여를 안할 것”이라면서 “우리가 기존에 해왔던 민간외교 업무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전경련은 기존 경제·산업본부의 정책연구기능을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으로 이관. 한경연의 싱크탱크 기능을 강화한다. 한경연은 기업 정책 연구 뿐 아니라 연구의 외연을 넓혀 저출산, 4차 산업혁명 등 국가적 어젠다에 대한 보다 객관적인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권 부회장은 “한경연이 씽크탱크 중심이 될 것이다. 전경련의 업무를 이관 받아 정책본부와 연구본부 두 개를 두고 교육 업무도 맡게 될 것”이라면서 “한 원장 밑에 있어 시너지 효과 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한 한기련 업무에는 오너 회장은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 그는 “회장단 모임은 회장단으로 되어 있는데 의사결정 관여 안하고 침목 모임의 기능만 할 것”이라면서 “한기련이 되면 제일 큰 업무는 우리나라 경제발전과 국민생활 향상을 위한 건의, 기업 구조개선 과제, 회원사 입장 모아 관계기관에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경연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기업 산업 경제발전 투자하기 좋은 환경 등 기업 관련 문제 양극화 문제, 사회통합 4차산업혁명까지 범위 넓혀서 연구해서 국민들과 회원사들에 알리는 역할에 집중한다.
권 부회장은 한기련은 앞으로도 경제5단체 모임에도 참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대한상공회의소, 중견기업연합회, 중소기업연합회는 법정단체이며, 무역협회도 민간기구지만 수출 활성화를 위해 사실상 정부가 만들었고, 경영자총협회는 민간단체지만 노사문제만을 집중 다룬다”면서 “기업정책은 우리가 맡아야 한다. 가장 잘하는 분야다. 한기련은 회원사 의견 전달하고 우리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 위한 대정부 건의를 하는 역할 맡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사진 전원 사표 제출과 관련해서는 “조직이 축소되니 선별적으로 수리할 것이다.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면서 미르·K스포츠 재단에 연루된 인사들에 대해서는 “관련 인사들이 불이익을 받았으니 인사상 불이익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전경련 활동내역과 재무현황에 대해 연 2회 공개하는 것에 대해서는 “법상 의무는 없으나 공익법인이 하는 수준으로 공개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