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현지시간) 폭발물 우편을 받은 독일 재무부 청사 [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그리스 대테러 단체들이 유럽연합(EU) 기관이나 대기업으로 발송된 폭발물 우편 8개를 발견해 제거했다고 21일(현지시간) 그리스 경찰이 밝혔다.
그리스 경찰은 아테네 인근의 우편 분류 사무소에서 폭발물질이 담긴 소포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 소포들은 앞서 독일 재무부와 파리 소재 IMF 사무소로 발송된 것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다. 다만 그리스 경찰은 소포의 최종 목적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독일 관영매체 도이체벨레는 지난 수 년 동안 가담자 60여 명이 체포되면서 사실상 와해된 것으로 간주됐던 불의 음모단이 다시 활동에 기지개를 펴는 듯 보인다고 지적했다.
작년 10월 이들의 ‘네메시스 계획(그리스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의 이름을 딴 것)’은 한 그리스 판사의 집 앞에서 폭발물이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불의 음모단은 홈페이지를 통해 독일 재무부로 보낸 폭발물은 네메시스 계획의 두 번째 행동이라고 밝혔다.
대테러 전문가들은 그리스가 계속된 금융위기에 절망에 빠진 국민들이 늘어가면서 신세대 테러단체의 온상이 되었다고 말했다.
신세대 테러단체는 2001년 해체된 기존의 급진좌파 테러단체 ‘11/17혁명조직(Revolutionary Organization 17 November)’과는 또 다른 양상을 띤다.
테러 전문가인 메리 보시는 도이체벨레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테러 대상은 소위 집권층이었다. 그러나 현재 지하조직들은 모든 시민에 책임을 묻는다. 이들이 정권에 투표하고 국가에 동조하고 저항하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로 보시는 많은 언론이 최근 폭발물 우편물 공격의 배후로 ‘급진좌파’ 테러리스트라고 묘사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단체들은 더 이상 마르크스주의나 레닌주의와 관계가 없다. 이들은 좌파 이데올로기와 오히려 거리를 두고 스스로를 무정부주의라고 묘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피는 실제로 이들은 무정부주의의 이데올로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무정부주의에 대해 얕은 지식만을 가지고 있으며 오히려 포퓰리즘에 가깝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