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허베이성 당조직부가 최근 공개한 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대표로 추천받은 후보인에 대한 심사를 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네거티브 리스트'다.
네거티브 리스트란 예외적으로 금지를 가하는 품목을 담은 것으로 무역 투자 등 방면에서 경제용어로 쓰인다. 하지만 이를 당대표 선출에 적용한 것이다.
허베이성 당조직부가 최근 19차 당대표 후보인 심사에서 네거티브 리스트를 적용했다는 내용은 지난 20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1면에 실렸다. 이러한 사례는 전국 최초로, 그만큼 중국 지도부에서 이를 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해석했다.
네거티브 리스트에는 모두 13개 항목이 포함됐다. 뇌물수수·정경유착 등 부정부패, 파벌 결탁으로 사리사욕 도모하고 당중앙 결정을 함부로 비난, 국가·국민이익을 엄중히 훼손, 적대세력이나 국외조작과 결탁, 품행장애및 도덕성 결여, 불법선거 행위, 허가받지 않은 종교단체 참여, 불법 사이비활동 참여, 신분 위조, 외국국적 소지, 대중을 선동해 당조직이나 정부에 반항, 규율·법규 위반으로 조직의 처벌을 받거나 조사 중 등이 그것이다.
정치사상·청렴·소양·조직 방면에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심사함으로써 자격미달인 후보가 19차 당대표가 되지 않도록 사전에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허베이성 관계자는 설명했다.
주리자 중국 국가행정학원 교수는 "네거티브 리스트를 포함해 당대표 선출 규범을 만든 것은 중국 당과 지도부의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함"이라고 진단했다. 주 교수는 "당원들의 부패로 인민들의 지지를 잃을 수 있다는 데 경각심을 가지고 당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미국 퓨 리서치센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중국인들이 꼽은 중국의 가장 큰 사회 문제는 공직사회 부패였다. 2012년 11월 시진핑 총서기 취임후 현재까지 120만명의 관료들이 부패로 처벌받는 등 중국은 사상 최대 강도높은 부패와의 전쟁을 전개 중이다. 강력한 반부패 드라이브는 시진핑 총서기가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앞서 지난 해 10월 열린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6차전체회의(18기6중전회)에서는 시진핑 총서기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권위를 굳건히 수호해야 한다며 시진핑 1인체제 공고화를 예고했다. 그러면서 당의 영도와 종엄치당(從嚴治黨·엄격한 당 관리) 심화를 견지하기 위해 당내 정치생활 준칙과 당내 감독조례 문건을 통과시키며 8000만명 당원에 대한 내부 비리 단속을 강화했다.
중국 공산당은 올 가을 5년에 한 번 열리는 19차 당대회에서는 당대표·중앙위원 등을 선출한다. 특히 중앙정치국 위원 25명 중 11명이 정년에 따라 교체되며 시진핑 집권 2기 지도부가 새롭게 개편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