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인민은행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인민은행이 "통화정책은 인플레이션 통제를 핵심으로 해야 한다"는 논조를 담은 논문을 공개해 주목됐다.
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은 인민은행이 20일 업무논문을 발표하고 "통화정책은 인플레이션 통제를 핵심으로 운용되고 개혁 등 다른 목표도 함께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기 정책금리 목표를 조속히 확정하고 공개시장조작 제도 개선과 적용 범위 확대, SLF(단기유동성지원창구) 범위 확대 등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 금리 변동과 공개시장조작을 통한 유동성 조절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리차오(李超) 화태증권 선임연구원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통화정책 결정에 고려해야 할 목표로는 물가, 취업, 경제성장, 국제수지, 금융안정 등이 있다"면서 "목표는 여러 개지만 중요도가 다르고 시기별로 중점을 둬야 할 목표도 다르다"라고 한쪽으로 치우친 결정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인민은행이 논문을 통해 과거에 비해 돈줄을 죄되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고 공급량도 조절할 뜻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 연구원은 "최근 통화 정책은 자본유출 확대와 위안화 절하 등을 고려하는 동시에 경기 부양에도 힘을 실어야 한다"면서 "최근 미국 경제가 호전되고 연준이 금리를 인상했다. 이로 인해 자본 유출이 가속화된다면 통화정책은 우선적으로 이에 맞게 조정될 수 있다"고 긴축 가능성도 언급했다.
과거 대대적인 통화완화로 경기부양에 힘을 쏟았던 인민은행은 최근 통화정책 운용에 신중한 모습이다. 지급준비율(지준율)이나 기준금리 인하 대신 일시적·제한적 지준율 인하,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단기유동성지원창구(SLF),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등을 통해 돈을 풀거나 금리를 인상해 긴축에 나서는 등 신중하고 세심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 연준이 금리를 인상한 16일에도 역RP 7일물과 14일물, 29일 금리를 10bp(1bp=0.01%p)씩 인상해 환율 방어에 나섰다.
최근 막을 내린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정치인민협상회의)에 참석한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 총재는 "온건하고 중립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공급 측 개혁'에 힘을 실을 수 있는 방향을 고려하겠다"면서 "통화 완화는 '공급 측 개혁' 추진에 대한 기업의 의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과거와 같은 통화완화는 없을 것임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대해 리 연구원은 "과거에도 중국이 온건·중립의 통화정책을 실시했지만 다소 완화에 기울었고 이러한 추세가 최근 시장 상황을 반영해 조정됐다"면서 "이는 사실상 긴축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