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17일 북한 문제와 관련해 "모든 국가들이 안보리 결의 이행을 비롯한 제재와 압박을 최대한 강화해야 하고, 중국 측도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하도록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서울청사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접견한 자리에서 "북한이 취하고 있는 노선은 평화·안정·번영과는 전혀 다른 길이며 핵과 대량살상무기(WMD) 포기만이 미래를 위한 바른길"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황 권한대행과 틸러슨 장관의 면담은 오후 4시부터 4시30분까지 진행될 계획이었지만, 예정 시각보다 20분 길어지면서 4시50분에 끝이 났다.
틸러슨 장관은 이 자리에서 "한국의 평화·안보에 대한 미국의 공약과 철벽같은 한미동맹을 확인하기 위해 이번에 방한했다"며 "한미동맹은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처와 경제협력·인적교류를 기반으로 공고히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틸러스 장관은 "한미동맹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이라며 "북한 문제와 관련한 지난 20여년간의 노력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여건은 성숙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의 위협에 대한 적절한 대처 방안을 강구해 오고 있다"며 "북한이 진정성 있는 변화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황 권한대행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최단기간에 두 번에 걸쳐 통화했고,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방한한 일이 있다"며 "이번에 국무장관이 방한한 것은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파트너십을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권한대행은 이어 "지금 대통령 탄핵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국무장관의 방한이 계획대로 진행된 것은 한미 양국이 100% 같이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핵·미사일 문제의 시급성과 엄중함을 인식하면서 한미 양국이 굳건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해야 한다"며 "추가 도발 시에는 긴밀한 공조를 통해 강력히 대응해야 하고,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의 전략적 셈법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권한대행은 "(틸러슨 장관이) 비무장지대(DMZ) 방문을 통해 분단의 현실과 북한 위협의 심각성을 체험했으리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방한을 통해 한미동맹과 연합 방위태세의 발전에 대한 양국의 협력 의지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양 측은 또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순수한 방어적 조치로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야 하고, 최근 중국 측의 조치들은 불공정하고 부적절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하면서 한미 양국이 함께 대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