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시중은행의 주담대 최고금리는 현재 5%에 육박했고 연말까지 6%를 넘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경기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 여파로 시중금리까지 오르면 13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 부실 위험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른 은행도 마찬가지다. 우리은행의 5년 고정혼합 상품은 같은 기간 3.37~4.37%에서 3.49~4.49%로 0.12%포인트 올랐고, KEB하나은행은 3.36~4.68%에서 3.49~4.81%로 0.13%포인트 상승했다. 거의 매일 금리가 오르는 상황이라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 측은 미국 금리 인상이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온 만큼 이미 시중 금리에 반영됐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로 8개월째 동결한 데 따른 부담감이 늘고 있는 데다 연준이 올해 2차례 추가 인상을 예고한 만큼 주담대 금리 상승세는 가속화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한국은행의 가계신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가계부채는 1344조3000억원이다. 은행권 가계대출이 올해 1∼2월 3조원, 비은행권은 1월에만 3조원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전체 규모는 135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금리가 오르면 갚아야 할 빚의 총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금리 인상기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시중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경우, 우리나라 전체 가계의 이자 부담은 연간 11조원가량 늘어나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금리에 반영되기는 했지만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시장 금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금리와 코픽스 금리가 오르면 대출 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미 연준의 통화정책결정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5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정례회의에서 현재 0.50∼0.75%인 기준금리를 0.75∼1.00%로 0.25%포인트 올리는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첫 금리 인상으로 미 경제 회복의 자신감을 반영한 조치다.
이번 금리 인상은 지난해 12월 0.25%포인트 인상 이후 3개월 만이자, 2008∼2009년 금융위기 사태 이후 2015년 12월 첫 금리 인상을 단행한 이래 세번째 인상 조치다.
재닛 옐런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금리인상의 간단한 메시지는 바로 미국 경제가 잘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경제가 예상대로 좋아지면 기준 금리를 장기 중립적 목표인 3%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점진적으로 올리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