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6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정부청사에서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위-금감원 합동 리스크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간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데 따른 금융시장 동향을 살펴보고 대응방향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지난해 12월에 이어 3개월 만이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기존 0.50~0.75%에서 0.75~1.00%로 상향 조정됐다.
◆금리인상 예상했던 이슈..."시장 안정된 모습"
미국 다우지수는 0.54%, S&P500 지수는 0.84% 상승 마감했다. 미국 국채 10년과 2년 금리는 각각 11bp, 8bp 하락했다.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30분 현재 918억원의 외국인 주식자금이 유입됐으며,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전날에 비해 1.1%포인트, 0.7%포인트 오름세다.
국채금리는 3년물 4.3bp, 10년물 7.0bp 각각 하락하고 있다. 원화는 다른 통화와 마찬가지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환율은 전날보다 13.8원 하락한 1129.8원에 거래되고 있다.
◆과거와 달라진 시장 반응..."실물부문 호조 덕"
이처럼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당국은 긴장한 모습이다. 최근의 미국 금리인상 기조에 대한 시장 반응이 과거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테이퍼텐트럼과 2015년 12월 미국 금리인상 당시에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신흥국에서 자금유출이 발생했다. 이와 달리 지난해 12월 미국 금리인상 이후에는 잠시 시장이 흔들렸으나 전 세계적으로 금융시장이 호조를 보였고 올해 신흥국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그는 이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돈을 풀던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최근 통화정책의 기조를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이 올해 내 추가적으로 2회 이상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고, 유럽중앙은행(ECB)도 다음달부터 자산매입 규모를 월 800억에서 600억 유로로 축소할 예정이다.
◆당국, 금리상승 영향 최소화...중기 집중 지원
당국은 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업권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 시 선제적인 자본 확충과 유동성 확보, 부실자산 매각 등의 대책을 시행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금리 상승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한다.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총 2조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과 인수지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중소·중견기업의 회사채가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발행·유통될 수 있도록 회사채 인수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운영규모도 기존 5000억원에서 6000억원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프라이머리-채권담보부증권(P-CBO)을 통해 중소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의 차환에 약 1조3000억원을 투입하고, 신규 발행에도 3000억원 이상 지원한다.
아울러 채권시장 불안이 우량등급으로 확대되면 채권시장 안정화펀드를 즉시 재가동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84개 금융사와 협약을 체결했고 캐피탈 콜로 최대 10조원까지 운영 가능하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가계의 부담도 고민거리다. 정 부위원장은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때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우리 경제·금융시장의 뇌관인 가계부채가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당국은 최근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점을 감안, 제2금융권에 대한 현장 점검과 리스크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정 부위원장은 "금융당국은 금융시장이 대내외 불안요인에 흔들리지 않고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