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미국의 주요 대도시들이 환경문제에 무심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행동에 나섰다. 뉴욕, 로스엔젤레스(LA), 시카고 등 30개의 도시들이 자동차 업체들에게 친환경차량 수요를 늘리기 위해 전기차 구매에 100억달러 정도를 지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15일 보도했다.
이들 도시는 최근 자동차 제조업체들에게 11만 4000개에 달하는 전기차량을 제공할 수 있는 지 여부와 비용에 대해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의 전기차 구매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는 에릭 가세티 LA 시장은 도시들은 구매한 전기차들을 청소용 트럭, 경찰차 등 공무를 위한 차량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물론 이번 계획은 초기 단계이다. 도시들은 아직 전기 자동차를 구매하지 않았으며, 향후 공개입찰 방식을 통해 구매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전기차 중에는 도시들이 요구하는 소방차나 대형트럭 모델들은 아직 출시된 바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도시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고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의 애널리스트인 콜린 맥커레처는 전망했다. 지난해 판매량의 70%가 넘는 수요의 창출은 전기차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중앙정부의 정책이 변화와 휘발유 가격의 변동 등과상관 없이 몇년간 고정된 수요가 창출된다는 것은 자동차 업체들에게는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
최근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배기가스를 줄이는 데 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95가지의 다른 하이브리드 전기차량들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미국 소비자들은 휘발유 차량을 선호하고 있다. 때문에 자동차 업체들은 그동안 친환경 차량 부문에 충분한 수요가 없다는 불만을 토로해왔다.
다만 LA가 선봉에선 미국 대도시들의 친환경 차량 구매 움직임에 자동차 업체들의 전기차 생산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환경과 관련한 자동차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을 펼 것을 예고하고 있다. 규제로 인한 불편과 비용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매트 페터슨 로스앤젤레스의 친환경 부문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얼하는 지와는 상관 없이 중앙 정부가 어떤 일을 하는 지와는 상관없이 도시들은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해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