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2017 아태금융포럼] 볜융쭈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을 것"

2017-03-16 09:00
  • 글자크기 설정

[볜융쭈 인민대학교 중양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아주경제가 주최하는 ‘2017 제10회 아시아태평양금융포럼’ 참석차 가진 사전 인터뷰에서 "중국을 둘러싼 경제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며 "이는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게 기회이자 위기"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근정·한지연 기자 = "중국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성장률 목표치를 낮추고 대신 산업구조 개혁과 낙후기업 퇴출에 속도를 올리는 등 달라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비교우위를 잘 활용해야 할 것입니다." 

볜융쭈(卞永祖) 인민대학교 중양(重陽)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오는 21일 개막하는 '2017 아시아태평양 금융포럼'에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한국은 중국이 현재 필요로 하는 제품을 적시에 생산할 수 있는 이웃국가로 이를 잘 활용해야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볜 연구원은 "중국은 지난해 소고기·우유·분유 수입량이 전년 대비 각각 21.4%, 37.8%, 25.8%씩 급증했는 데 이를 통해 중국 소비구조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한국이 이해해야 한다"며 "중국인의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고품질 제품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기업의 최대 장점인 뛰어난 기술력을 중국 기업의 막대한 생산능력과 효율적으로 결합시킨다면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많은 난관에 직면해 있는 중국 경제와 관련해 그는 "중국은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한 수출 중심의 경제정책으로 세계 제조업의 기지로 자리잡았지만 지금은 그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볜 연구원은 "많은 중소기업이 해외기업 제품 하청에만 주력하다보니 기술 경쟁력이 떨어졌고, 그렇다보니 지적재산권에 대한 개념도,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무분별한 개발이 초래한 환경오염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금융환경도 녹록치 않다. 중국 기업과 지방정부의 부채 리스크가 커지고 있고, 산업 구조조정 압력이 거세지면서 성장 속도도 둔화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잔존하고 미국의 압박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 성장률 대비 0.2%포인트 낮은 6.5%로 제시했다. 이는 20년 만에 최저치다.

볜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성장률 목표치를 낮춘 것은 공급 개혁에 속도를 올리고, 기업의 질적 성장을 유도해 장기적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지겠다는 의미"라며 "그러나 글로벌 주요 국가와 비교할 때 6.5%는 여전히 높은 수준의 성장률이고 이는 한국을 포함한 각국의 기업에게 많은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서부지역이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어 동부지역 산업 이전이 가능하고, 대대적 인 인프라 사업도 추진할 수 있다"며 "중국 하이테크 기업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반(反)부패 사정작업 등 중국 정부의 관리·감독 능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 앞으로 강력한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게 조작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은 물론 트럼프 진영 내부의 관점과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환율조작국 기준을 새롭게 정의해 이를 강행한다면 중국도 방어하기 위한 대응 카드를 내놓을 텐데 이런 상황이 결코 미국에 이롭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은 과거 경제 발전과 성장전략 추진 과정에서의 실수를 다른 국가의 책임으로 떠넘기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는데 이는 매우 비도덕적"이라며 "중국은 세계 2대 경제대국으로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양국간 협상 강화, 법적 대응 등 정상적인 루트를 통해 미국의 압박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약 이런 노력에도 해결되지 않으면 중국은 미국이 과거에 했던 데로 힘을 이용한 대응에 나설 수도 있다"며 "중국에는 '그 사람의 방식으로 그 사람을 다스려야 한다'는 옛말도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고조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 그는 "트럼프는 대통령 당선 전부터 꾸준하게 미·중 무역문제를 거론하면서 이익을 추구하는 사업가적 면모가 강한데, 이를 고려하면 단기적으로는 양국의 무역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미·중 경제의 상호보완성은 생각보다 매우 커서 한쪽이 번영하면 모두 번영하고 한쪽이 손실을 입으면 모두 손해를 본다"며 "만약 두 국가의 무역갈등이 심화되면 그동안 중국에서 많은 기회를 찾았던 동아시아 국가 등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 볜융쭈 인민대학교 중양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국 대표 싱크탱크에서 인민대학교 중양(重陽)금융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시안교통대학, 베이징대학, 수도경제무역대학에서 공부했으며 딜로이트 등 글로벌 컨설팅업체 M&A·경제전략 분야에서 15년간 근무한 금융·거시경제·부채 전문가다. 제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4차회의 개최를 위한 경제분석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현재 정부 유관부처의 혁신·금융사업에서 실력을 펼치고 있다. <위안화는 왜 움직이나> 
등 다수의 저서와 보고서도 집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