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진순현 기자=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에 실망감과 배신감마저 든다. 그동안 풍물패의 흥겨운 공연을 비롯해 면세, 할인행사, 사은품 증정 등 다양한 이벤트로 그들을 맞이했었다”며 제주중앙지하상가 상인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제주항에서 하선을 거부한 3400여 명의 유커를 태웠던 국제크루즈선이 제주에서 쓰레기 2톤 가량을 배출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11일 제주에 온 코스타 세레나호(11만4000톤급)는 제주항에 기항하는 동안 재활용 쓰레기 2t을 배출했다. 폐지며 캔, 페트병 등으로 크루즈선 승객들이 생활하면서 배출한 쓰레기들이 대부분으로 알려졌다. 이 쓰레기는 제주세관에 신고된 뒤 제주의 모 폐기물업체를 통해 처리됐다.
또한 이들 유커 등 크루즈 관광객들이 하선하지 않아 장시간 대기했던 80여 대의 전세버스 운전기사와 관광안내사들은 허탕을 치고 발길을 돌렸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3000여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제주에서 하선을 거부한 것에 대해’라는 제목의 사평을 통해 “중국인 관광객의 이런 행위는 애국적 행동이며 방식 또한 문명적”이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갈지 안 갈지는 개인 자유에 달린 것이며 정부가 방향을 정하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상인연합회 한 관계자는 “쓰레기만 받아주는 우리 행정도 아이러니 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면세점, 대형할인매장, 자연경관 감상이 일정인 크루즈 관광객은 제주 지역경제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며 “이번 기회에 크루즈 관광의 문제점을 다시 한번 짚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섬’ 제주는 1인당 쓰레기 배출량 전국 1위다.
도에 따르면 관광객 급증과 인구 유입에 따른 지난해 기준 하루 쓰레기 배출량은 1161톤이다. 이는 지난 2010년 639톤에 비해 무려 45%가 급증됐다. 1인당 배출량도 1.8kg으로 전국평균보다 40%나 더 많다.
지난해 관광객수는 1600만명에 육박했다. 2005년 500만명, 2013년 1000만명에 이어 지난해 12월 11일 1500만명을 돌파했다. 이중 300만명이 중국인관광객이며, 역대 처음으로 작년 10월 20일 크루즈 관광객 100만명을 넘어섰다.
제주에 첫 국제크루즈선이 닻을 내린 건 2004년이다. 첫해 입항 2회 753명에 그쳤던 제주 크루즈 관광객은 2012년 80회·19만9441명, 2013년184회·38만6139명, 2014년 242회·59만400명, 2015년 385회·62만2068명, 지난해 507회·100만명을 돌파하면서 최근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1년 전 제주를 찾은 크루즈는 총 507회, 쓰레기는 모두 269톤3200kg(음식물류 36.1톤·재활용 233.31톤)이며, 올 현재 75회 재활용 쓰레기만 26톤6100kg을 배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한편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 13일 김영석 해수부 장관에게 면담을 요청해 기항 크루즈가 전면 취소되는 등 도내 모객여행사 및 크루즈선박 관련업계의 현실과 어려움을 크다며 정부차원의 특별 지원 대책을 마련할 것을 건의했다.
중국 정부의 경제 보복으로 제주에서는 오는 16일부터 기항이 예정된 크루즈선 200여 회가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