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KB금융 올해 1위 자리 놓고 공방…'엇갈린 분위기'

2017-03-1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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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치열한 경쟁 예상"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사진=각 사]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KB금융에 역전을 당한다면 그건 올해일 것이다. 출발선상이 다른 만큼 더욱 분발해야 한다."(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올해 은행업계 1위 자리를 두고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신한금융 뒤를 바짝 추격하는 KB금융과 현재의 위치를 지키기 위한 신한금융은 내부 분위기도 사뭇 다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KB금융 임직원 회의에서는 이재근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자사의 주가 상승세를 자축하며 사기를 북돋았다. 지난 1월 25일 4만6300원에 장을 마감하며 은행주 1위를 탈환한 KB금융의 주가가 근소한 차이지만 신한지주보다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KB금융의 주가가 1위에 오른 것은 2012년 12월 이후 4년여 만이다. 지난해 초 2만원대에 불과했던 주가는 1년 새 무려 60% 이상 급등했다. 

사실 KB금융의 주가는 2008년 지주회사 출범 이후 줄곧 신한지주를 앞섰다. 그러나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번번히 고배를 마시고, 최대 자회사인 KB국민은행의 영업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2011년 5월께 결국 추월당했다. 어느 시점부터는 '대장주' 자리를 아예 넘겨주게 됐다.

이 영향으로 KB금융 내부적으로는 상급자에게 각종 성과 등을 보고할 때 신한지주와 비교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한다. 지금까지도 주가를 제외한 대부분 지표는 신한지주가 KB금융을 앞선다.

다만 KB금융이 5년 만인 지난해 당기순이익 2조원을 재돌파하면서 전세가 뒤바뀌는 양상이다. 연말에 임기가 만료되는 윤종규 회장도 올해가 연임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해인 만큼, 미국과 동남아시장을 누비며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한 노력 중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주가에는 실적을 포함한 여러 요소가 반영된다"며 "고무된 분위기가 올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한지주 임직원들은 KB금융과의 비교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조용병 회장 내정자은 지난달 열린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KB금융의 수익성 등을 직접 분석·발표하며 경계했다. 위성호 신임 신한은행장도 KB금융이 쫓아오는 데 대한 위기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진다.

위 행장이 취임사에서 "'압도적인' 리딩뱅크로 키우겠다"고 밝힌 것도 불안한 심리가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다.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KB금융이 핵심 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현대증권 인수 등의 호재를 바탕으로 한 KB금융의 도약이 크게 와닿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도 대규모 희망퇴직에 따른 판관비 감소 등으로 KB금융의 실적 호조가 예상되지만, 영업활동을 통한 매출 실적은 신한지주가 여전히 우세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신한지주와 KB금융의 리딩뱅크 자리싸움은 한 두해의 일이 아니다"며 "특히 KB금융은 과거 1위 자리를 뺏긴 경험이 있어 오히려 긴장감이 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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