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7일 중국의 사드 반발에 대해 "중국의 우려는 이해하지만 한·일에는 국가안보 문제"라고 밝혔다. 미국은 또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이 문제를 다룰 새로운 방식, 새로운 조치(initiatives)를 검토하고 있다"며 추가적 대북제재·압박도 경고했다.
숀 스파이서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전화통화 내용을 언급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는 한·일과 함께할 것이며, 철통 같은(ironclad) 방어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마크 토너 국무부 대변인 대행도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그동안 중국과의 대화에서 사드가 중국이나 동아시아의 어떤 강대국에도 위협이 되지 않고, 위협적인 의도도 없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해왔다"며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은 중국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 북한의 나쁜 행동(Bad behavior)에 대한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토너 대변인 대행은 대북제재가 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이 문제를 다룰 새로운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사드 한반도 전개 하루 만인 7일(현지시간) 북한, 이란과 불법 거래를 한 중국 기업에 벌금 폭탄을 날린 동시에, 미국 정부가 직접 나서 사드에 반발하는 '중국의 입장은 헤아리지만 한·일의 국가안보적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양면적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신 행정부의 고강도 대북·대중 압박이 본격화되는 북한 핵 문제는 방치한 채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중국에 경고하면서, ‘세컨더리 보이콧’ 등 보다 강력한 추가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메시지도 함께 던졌다.
외교적으로도 세컨더리 보이콧 검토 가능성을 수차례 시사해 온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방중을 앞둔 시점에서 이 같은 결정이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틸러슨 장관은 이달 15~19일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동맹국에 이어 중국을 방문하며,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만나 미·중 관계와 북핵 문제 등을 논의한다.
틸러슨 장관은 중국 방문 기간에는 시진핑 국가주석과도 만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회담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틸러슨 장관은 이번 중국 방문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4월 정상회담 개최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여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사드와 북한 미사일을 둘러싼 G2의 대격전 양상이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틸러슨 장관이 방한하게 되면 북핵·북한 문제 공조, 사드 배치 관련 한미 간 협력, 최근 동북아 지정학적 상황 등에 대해 매우 시의적절한 협의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본 방문 기간에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과 회담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연내 방일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