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파고를 넘어라] 동남아로…중남미로…유통업계도 '脫중국'

2017-03-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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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세계, 동남아 공력 본격화

식음료업계 앞다퉈 할랄인증 추진

태국 롯데면세점[사진=태국 쇼디씨 쇼핑몰 홈페이지]


아주경제 조현미·이정수·박성준·김온유 기자 = 유통업계가 중국의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보복에 대한 해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중국 내 반한 감정 고조로 사면초가에 몰린 형국을 수출국 다변화 전략으로 대응하고 나선 것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중국 의존도가 가장 높은 면세점에서 해외 사업 굳히기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지난 2012년 인도네시아 수카르노하타 공항에 입점, 최근까지 매출 1위를 기록 중이다. 자카르타 시내면세점 역시 인도네시아 찌푸트라월드에서 괄목할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태국 방콕 쇼DC몰에 방콕 시내점을 7000㎡ 규모로 오픈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베트남에서는 롯데센터 하노이를 운영 중이며 백화점·마트·호텔에도 입점해있다. 하노이시 떠이호구 신도시 안업지구에는 복합 쇼핑몰이 들어설 계획이다.

신세계면세점 역시 동남아 관광객 잡기에 나섰다. 신세계는 에어아시아와 업무협약을 맺고 말레이시아·태국·필리핀 방한 관광객 유치 활성화에 힘쓰기로 했다. 영국 SC은행과도 업무제휴를 체결, 통장 잔고가 100만 달러(약 11억원)가 넘는 대만·홍콩·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6개국 은행 VIP들에게 신세계면세점 서울점 방문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다. 

SK플래닛은 11번가를 들고 태국 시장에 진출했다. 터키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 이은 네 번째 해외 진출로 철저한 해외 다각화 사업의 단계를 밟고 있다. 삼성전자와 손잡고 동남아 시장에선 디지털 제품 판매와 유통망 확장에 나설 예정이다.

식품업계는 새롭게 떠오르는 중동 시장의 진출을 위해 할랄 인증을 잇달아 추진 중이다.

농심은 지난 2011년 4월 부산공장에 할랄 전용 생산라인을 세워 소고기를 사용하지 않는 '노미트(No Meat)' 스프 신라면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 제품은 이슬람 문화권인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9개 국가에 수출되고 있다. 대상도 2011년부터 할랄인증 제품 수출을 시작했다. 마요네즈로 시작된 수출 제품은 김과 유지류 등 총 29개 제품으로 늘었다.

음료업체도 할랄 인증에 팔을 걷어 올렸다. 웅진식품은 지난해 말 수출용 알로에 주스 브랜드 '닥터알로에' 2종에 대해 한국이슬람교중앙회(KMF)가 발급하는 할랄 인증을 받았다.

화장품업계 역시 탈중국을 꾀하고 있다. 중동과 함께 중남미 진출이 두드러진다. LG생활건강의 브랜드숍(단일 브랜드 매장) 더페이스샵은 2006년 요르단을 시작으로 사우디·아랍에미리트(UAE)·오만·아르메니아에 5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국내 1위 업체인 아모레퍼시픽도 올 하반기 중동에 첫 매장을 연다. 이 회사는 중동의 화장품 트렌드를 주도하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브랜드숍 에뛰드하우스 1호점을 내기로 했다. 이후 인근 걸프협력이사회(GCC) 국가인 쿠웨이트·사우디·카타르·바레인·오만 등에 추가 매장을 열 계획이다.

유통업계가 주목하는 또 다른 시장은 중남미다. 중남미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에이블씨엔씨의 브랜드숍 미샤. 에이블씨엔씨는 2010년 베네수엘라와 파라과이에 미샤 첫 매장을 열었다. 이후 2012년 멕시코, 지난해 10월엔 브라질에도 진출했다.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제약산업도 중동을 포함한 해외 진출이 활발하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4월 요르단 제약사 MS파마와 자사 제품의 중동 요르단 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중동으로의 시장 확대를 추진했다. 수출 품목은 프로바이오틱스·합성 천연물질 히알루론산·항생제 등으로 일동제약은 요르단을 시작으로 GCC 국가와 이라크, 알제리, 수단 등 중동 전 지역에 걸쳐 더 많은 제품을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사우디 제약사 SPC와 항암제 공장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세포독성함암제 공장을 일동제약 설계·설비 방식으로 세우고, 향후 일정기간 원료공급 독점권과 완제품 판매 로열티를 확보하게 됐다. 제품 수출허가 등록절차를 병행해 시장 확대를 위한 교두보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보령제약도 2015년 사우디로 항암제를 수출한 데 이어 지난해말에는 요르단 제약사 람파마와 6000달러 규모의 항고혈압제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보령제약은 중동, 북아프리카까지 수출지역을 확대했으며, 향후 카나브를 비롯해 여러 제품을 중동지역으로 수출하는 데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사드로 인한 피해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유통업체들의 진출국 다변화·사업 다각화 정책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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