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발 사드보복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식‧음료 등 제품을 수출하는 소비재 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여타의 국가 중 한국의 대외무역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중국인만큼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사진= 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중국발 사드보복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식‧음료 등 제품을 수출하는 소비재 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여타의 국가 중 한국의 대외무역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중국인만큼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5일 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 무역의 대(對)중국 수출의존도는 지난해 기준으로 26.7%를 기록 1위를 차지했다. 1992년 한중수교를 재개할 당시 대중국 수출의존도는 2.9%에 불과했으나 이후 2001년 10%를 돌파했고, 2010년부터는 줄곧 20%를 넘어선 상황이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수출의 4분의 1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과거 90년대부터 한국 굴지의 유통업체들이 중국에 잇따라 진출했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태다. 현지화에 성공한 일부 소비재 기업들이 최근 한류열풍에 편승해 선전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사드문제로 인해 이들 기업 역시 조만간 실적악화에 부딪힐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화장품의 선전은 눈부셨다. 지난해 중국 화장품 수출액은 15억7027만달러(약 1조8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도보다 30%가량 증가한 규모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제재가 강화되면서 화장품 수출에도 먹구름이 꼈다. 최근 중국정부는 일부 한국 화장품브랜드의 수입 불허 판정을 내렸다. 대표적으로 아모레퍼시픽 라네즈 제품 3종도 수입 불허 품목에 포함됐다.
중국 수출에 힘을 쏟던 식음료 업체들도 현 상태를 예의주시하면서 대책마련에 고심이다.
중국에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는 CJ그룹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피해상황이 집계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CJ그룹은 중국에 진출한 계열사를 관리하는 중국법인을 통해 대책마련에 나선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국의 대표식품기업인 오리온과 농심도 중국 사업에 불똥이 튈지 긴장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최근 한류열풍을 이용하는 여타의 기업과 달리 이미 90년대 현지에 진출해 생산설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수출의 개념이 아니라 현지 법인이 현지에서 운영하는 구조다.
오리온은 93년에 농심은 96년에 이미 중국에 진출했다. 오리온은 중국매출이 전체의 56%를 차지한다. 농심도 지난해 중국에서만 32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농심의 야심작 백산수의 경우 현지 생산 후 한국에 수입되는 구조라 향후 중국 정부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나나우유 등으로 유커의 입맛을 사로잡은 빙그레도 이번 사드 후폭풍에 관해 우려스러운 분위기였다. 바나나우유는 단일품목으로 중국에서 150억원의 매출을 올릴 만큼 인기 상품이다. 다만 해당 상품은 현지 생산방식이 아니라 수출 형태이기 때문에 중국의 제재조치에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사드 배치가 현실화되는 과정에서 중국의 보복이 더 구체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업체 간 협력을 강화하고 해결사례도 적극적으로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