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지난 10년을 쉼 없이 달려왔다. 화려하거나 강렬하진 않았지만, 대중들에게 천천히 스며들었다. 그렇게 어느 날 갑자기 들어와 도무지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 배우 현우의 매력을 알게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흐르지 않았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현우와 만났다. 인기리에 종영한 KBS2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하 ‘월계수’)에서 흙수저를 물고 태어난 비운의 7포 세대 취준생 강태양 역을 연기하며 극중 민효원(이세영 분)과 달콤한 커플 연기로 큰 사랑을 받은 그다. 그리고 비로소 10여년 만에 그의 얼굴과 이름은 많은 대중들에게 각인됐다.
‘월계수’ 덕분일까. 현우는 많은 어르신들이 자신을 알아보고 안부를 물어본다는 상황에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다음 이야기 알려달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럴 땐 난감하기도 했어요. 저도 궁금하다고 했습니다”라며 멋쩍게 웃는 그 모습마저도 매력 있었다.
현우는 극중 민효원 역을 맡은 이세영과 일명 ‘아츄커플’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오히려 메인 커플보다 더 많은 응원과 지지를 받을 정도다.
“커플만 된다는 것까진 알고 있었어요. 감독님과 작가님께서 잘 써주신 덕분이죠. 좋다 좋다 하니까 다 좋아해주신 것 같아요.(웃음) 저희 드라마에서는 미움받는 역할은 없었던 것 같아요. 악역도 이쁨을 많이 받았죠.”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도 함께 연기한 배우 이세영에게 공을 돌리던 현우였다. 그는 “세영 씨가 잘 해서 전 수저를 들고 한 숟갈씩 먹은 것 밖에 없어요”라며 겸손함을 보였다.
역할이 이렇다보니 ‘아츄커플’은 그 어떤 커플보다 많은 스킨쉽이 있었다. 이세영과의 연기 호흡은 최고였다.
“닭살스러운 장면이 많았는데, 저도 그런 건 처음이었어요.(웃음) 물론 그 전 드라마에서는 결혼도 해보고 그랬지만 이런 닭살스러운 장면 연기에 적응하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어요. 하하. 이세영 씨 같은 경우도 극중에서 보여졌던 성격과 실제 성격이 달라서 부끄러워하더라고요. 그래도 계속 연기하다보니 마음이 맞고 편해지니까 잘 끝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웃음)”
현우는 극중에서 함께 연기했던 이동건과 조윤희의 열애를 접하고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드라마를 하면서 커플이 되는 건 사실 처음 봤어요. 드라마를 하면서 형, 누나들과 엄청 친해서 함께 많이 있었는데 커플이 됐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죠. 제가 제일 당황스러웠을거에요 아마. 하하하. 그냥 서먹했다가 친해졌구나 정도로만 생각했거든요. 너무 다행인 것 같아요.(웃음) 신기한 걸 본 것 같아요. 축하하고 축복해요. 사람들이 그러더라고요. 저보고도 (이세영과 사귀는 걸) 인정하라고요. 하하하하.”
현우는 이동건 조윤희의 열애와 더불어 주위에서 이세영과 실제 사귀는 게 어떠냐는 부추김에도 호탕하게 웃어 넘겼다. 그는 계속 ‘비즈니스’였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현장에서도 어떤 느낌은 없었어요. 슛에 들어가면 모두 성격이 캐릭터들과는 조금씩 다르다보니 현장에서 180도 변한 적도 있어요. 그러다 또 연기가 끝나면 털털해지고. (웃음) 세영 씨는 실제로 굉장히 털털하거든요. 촬영을 시작하면 세영 씨와 붙어있지, 실제로는 따로 볼 시간이 없거든요. 정말 비즈니스였어요. 보통 다 그렇지 않나요? 사실 잘 몰라서..(웃음)”
그러면서도 극중 민효원 같은 여자라면 “최고일 것 같아요.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지만 실제로 그런 캐릭터는 없는 것 같아요”람 “제가 일하는 걸 배려해주는 사람이 최고라고 생각해요”라고 웃었다.
그렇다면 현우의 실제 성격은 어떨까.
“상남자에요. 가족들과 제 주변 사람들은 원래 제 성격이 드라마 같지 않다는 걸 알고 계시죠.(웃음) 드라마는 캐릭터일 뿐이에요. 좋은 면을 부각시키니까요. 좀 더 드라마에서는 유하게 표현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애교는 어쩌다 부모님 앞에서만 하는 것 같아요. 하하.”
현우의 이름을 알리고 데뷔 후 가장 큰 사랑을 받게 해준 ‘월계수’는 그에게 남다른 의미로 기억될 것이다.
“‘월계수’는 제게 또 다른 성장의 계기가 됐어요. 선생님들께 정말 많이 배웠어요. 시청률로 인해 다시 한 번 주목 받게 된 게 감사드릴 뿐이에요. 다음번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작품이 됐든 인상에 남지 않더라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신감을 많이 느끼게 해줬어요. 제가 해보지 않았던 연기를 해서 부족한 점이 만았겠지만 다음엔 더 준비하고 대비해놓고 기다리고 있어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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