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현재 중국의 무역제재 등 실질적인 한·중간 통상관계가 악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대응 움직임을 보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내 한국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마저 제기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 보복이 세계무역기구(WTO)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위반이 아닌지 살펴보고 있지만, 현재까지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 무역제재의 직접적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우리 기업이 피해를 보는 것이 없는지 면밀히 모니터링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일단 우리 업계의 피해 현황을 확인하고, 한국제품 불매 운동으로까지 퍼질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대응할 방침이다.
다만 이번 사드부지 제공 결정이 한·중 통상 관계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중국 소비자 등 민간 주도로 불매운동이 일어날 경우, 정부가 이에 대응해 공식적인 문제제기를 하기에는 힘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문제는 정부가 우물쭈물하는 사이 중국의 우리 기업에 대한 압박 등의 보복은 더 거세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이미 한국산 폴리옥시틸렌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다. 광섬유 반덤핑 조치를 연장하고, 폴리실리콘 반덤핑 관세율 재조사, 방향성 전기강판 반덤핑 판정 등을 한 바 있다.
비살균 식품인 조미 김의 세균 수를 제한하거나 조제분유 등록 제한, 수입 의료기기 등록수수료 부과 등도 대표적인 보복 사례다.
이에 더해 우리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와 함께 한국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의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중국이 노골적인 보복 조치를 감행하는 상황에도 정부가 이에 맞서 강력히 맞대응 할지, 상황을 지켜봐야 할지 입장 정리를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민간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정부가 중국의 특정 회사를 두고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 법적 대응을 하기엔 한계가 있다“면서도 ”중국 정부가 보복을 지속할 경우, 우리 정부도 더 이상 주시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3일 고위 당정회의를 열어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보복에 대한 대응책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