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신간] 진심의 공간·문명을 담은 팔레트

2017-03-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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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차이나 김동욱 기자 = ▲ 진심의 공간 =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건축가 김현진이 쓴 에세이집. 그는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젊은 건축가 상'을 받은 역량 있는 건축가다.

저자는 문고리와 계단, 지붕 등 건축의 크고 작은 요소가 삶과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세심하고 따뜻한 눈길로 살핀다. 이를 통해 우리가 사는 공간의 아름다움을 이해하게 될 때, 삶도 새롭게 다가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사진=자음과모음]


평생 살아온 집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죽음을 맞는 일이 자연스러웠던 옛날과 달리, 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죽음의 순간을 기다리는 현대인의 풍경을 기록한 '방과 죽음' 부분의 여운이 길다.

삶이 갈수록 고단해지면서 집에서 안락함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집 내부를 뜯어고치거나 장식하는 인테리어 열풍도 여전히 뜨겁다.

"건축이 사람들을 고통과 압박감으로부터 치유하고 불편함과 외로움으로부터 구원할 것이라는 믿음을 경계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이에게조차 건축은 치유와 구원이 될 수는 없다." 작가의 말이다. 자음과모음 펴냄/ 김현진 지음/ 336쪽. 1만6000원.

▲ 문명을 담은 팔레트 = '인류와 함께한 색 이야기'라는 부제처럼 판화가 남궁산이 빨강과 파랑, 노랑, 초록, 검정, 하양, 보라, 주황, 분홍의 9가지 색을 통해 인류의 역사를 들여다본 책이다.

구석기인들이 흙에서 얻은 빨강으로 동굴 벽화를 그린 이후 색은 인류와 항상 함께해왔다. 시대와 지역마다 색의 위상과 가치는 달랐다.
 

[사진=창비]

고대 그리스에서는 이름조차 얻지 못했던 파랑은 중세 때 성모의 옷과 천상 세계를 표현하는 색이 되면서 큰 인기를 누렸다. 중국에서 황제를 상징했던 황색은 유럽에서 유대인을 구별할 때 쓰였다.

창비청소년문고 23번째 책으로, 색의 3요소와 색채의 대비 원리 등 기본적인 내용도 친절하게 안내한다. 창비/ 남궁산 지음/ 216쪽. 1만2000원.

▲ 악성 나르시시스트와 그 희생자들 = "그들은 침습형 공격자이며, 타인의 자유와 창의성을 마음껏 짓밟는 이들이다. 그들은 상대의 기쁨과 욕구를 지배하려 들고, 자신의 내적 갈등을 피하기 위해 상대를 도구로 조종하거나 희생양으로 만든다."

정신분석학자 라카미에가 1950년대에 설명한 '악성 자기애자'의 특징이다. 프랑스의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악성 자기애자의 내면을 더욱 깊숙하게 파고든다. 평범하게 보이는 사람들이 어떠한 정신적 메커니즘을 통해 타인을 괴롭히는지 분석한다.

그는 풍부한 사례를 근거로 "악성 자기애자들이 내면은 얼음처럼 차갑지만, 피해자를 조종하기 위해 매우 친절하고 상냥한 척한다"고 설명한다. 쉽게 말해 표리부동하고 냉정한 거짓말쟁이라는 의미다.
 

[사진=바다출판사]

악성 자기애자들이 타인을 은밀하게 공격하는 이유는 감정을 바꿔치기할 대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내면의 불안과 악한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고, 반대로 타인의 좋은 면은 가져와 만족감을 누린다는 것이다.

저자는 "낙천적이고 순진한 사람들이 악성 자기애자의 희생양이 되기 쉽다"고 우려하면서 "피해자들은 상대방(악성 자기애자)과 일정한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바다출판사/장 샤를 부슈 지음. 권효정 옮김/ 240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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