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최대행사 양회(전국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을 앞두고 미국이 국방예산을 크게 늘리면서 올해 중국 국방예산도 급증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회계연도(2017년 10월1일∼2018년 9월30일) 국방비를 전년대비 10% 증액하겠다는 내용의 예산 초안을 공개했고 이에 중국 관영언론은 "중국도 국방비도 다시 크게 늘려야 한다"고 기다렸다는 듯 목소리를 높였다.
두자릿 수 증가율을 이어오던 중국 국방비는 지난해 전년 대비 7.6% 증가에 그치며 2010년 이후 최저 증가율을 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 국방비를 늘렸고 증액분은 페르시아만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혹은 중국과 영유권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남중국해 군사력 강화에 투입될 가능성이 큰 상태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국방비를 늘릴 이유와 근거가 확실해진 것이다. 중국은 오는 5일 개막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올해 국방예산을 공개할 전망이다.
환구시보는 "중국 당국과 전인대가 되도록 많은 돈을 민생 개선에 쓰려고 한 것은 칭찬할 만한 일"이라며 "하지만 지난해 국제 정세에 심상치 않은 변화가 일고 불확실성이 커져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 최대규모의 국방비를 지출하고 있는 군사강대국 미국이 국방예산을 늘렸으니 중국도 이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국방비는 미국을 제외한 국방비 상위 8개국 총합도 웃돈다.
주변국의 우려를 의식한 듯 "지난 몇 년간 중국이 빠른 속도로 국방비를 늘렸지만 시작점이 워낙 낮고 빚도 많다"며 "현재 중국의 국방예산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은 1.5%에 불과하다"고 환구시보는 설명했다. 미국의 비중은 3.5%로 여전히 격차가 크다는 것이다.
이는 인도, 러시아보다도 낮은 비중으로 현 상황에서 중국 국방비 증액을 군비경쟁과 연관짓는 것은 무리라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또, "국가 안보는 강력한 군사력이 전제돼야 하고 국가가 부유해질 수록 안보 비용도 늘어나며 이는 중국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전략적 안보가 붕괴되면 모든 분야의 경쟁력, 중국 사회가 이미 확보한 많은 이익이 도미노처럼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