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정리매매에 '폭탄 돌리기' 우려

2017-02-2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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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상장폐지를 앞둔 한진해운이 정리매매 첫날 60% 이상 급락했지만 아직 '한탕'을 노리며 매수주문을 넣는 투자자가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진해운은 470원(60.26%) 하락한 31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장 개시 직후 첫 거래부터 무려 46.15% 급락한 데 이어 이후에도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하락폭을 넓혔다.

한진해운은 지난 17일 서울지방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으며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23일부터 7일간 정리매매 기간을 부여했다.

정리매매는 상장폐지가 결정된 후 일정기간 투자자가 보유 주식을 처분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정리매매 기간에는 상·하한가 가격제한폭이 적용되지 않아 30% 이상 급등락할 수 있다. 거래는 30분 단위 단일가 매매로 이뤄진다.

이날 주가 급락으로 타격을 받은 건 대부분 개인투자자들로 추정된다.

한진해운 주식 거래정지 직전이었던 지난 2일 외국인이 총 20억2667만원어치를 순매도하며 빠져나간 반면 오히려 개인들은 20억1604억원어치를 사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한순간에 주가가 반토막이 났지만 여전히 장중 매수 주문이 나온다.

이날 한진해운 주식을 처분한 한 개인투자자는 "주식이 휴지조각이 될 수 있는 데도 매수 주문을 넣는 사람들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며 "아직도 지금 가격보다는 높게 팔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고 밝혔다.

개인투자자들이 상장이 폐지되는 종목에 이처럼 관심을 보이는 것은 한진해운 주가가 올해 들어 거래정지 전까지 롤러코스터를 탔기 때문이다. 변동성이 높아지자 한탕을 노리고 종목에 들어오는 투자자들이 생긴 것이다.

이 회사 주가는 올해 들어 지난 12일까지 무려 289.65% 급등하더니 지난 17일 파산선고가 내려진 직후 이후 1월 말까지 48.81% 급락했다.

파산선고 등의 악재가 나올 경우 주가가 일관성 있게 하락세를 보이는 게 일반적이지만 24일 3.0% 반등했고, 지난 1일에는 다시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비정상적인 흐름을 보였다.

또 24일 상장폐지 될 프리젠이 정리매매 기간 첫날 급등하면서 "한진해운도 정리매매 기간에 한번은 급등할 것"이라는 글이 주식정보 게시판에 올라오기도 했다. 프리젠은 정리매매 첫 날인 지난 15일 전 거래일 대비 무려 454.35% 상승했다.

그러나 16일, 17일, 20일에는 각각 19.61%, 39.27%, 45.78% 급락했다. 21일에는 1.85%, 22일도 34.55% 상승했지만 이날은 다시 75.62% 폭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상장폐지된 16개 종목의 정리매매 기간 수익률은 평균 -85.4%다. 지난해 11월 상장폐지된 현대페인트의 정리매매 기간 수익률은 -89.0%, 씨엘인터내셔널과 아이팩토리의 경우 각각 -96.3%, -84.9%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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