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아파트, 고시원이 호텔로 둔갑(?)… 서울시, 불법 숙박영업 무더기 적발

호텔처럼 객실 카드키시스템과 청소 및 비품교환용 카트를 갖추고 있다[사진=서울시 제공]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오피스텔, 아파트, 고시원에서 외국인관광객 상대로 불법 숙박영업을 벌인 업소가 무더기 적발됐다.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은 아파트나 고시원, 업무시설인 건물을 빌려 고시원이나 부동산임대업으로 사업자를 등록해 불법 숙박영업을 한 12개 업체를 적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적발된 곳은 업소당 10~100개 객실을 숙박시설로 개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레지던스를 합법적 운영키 위해서는 건축법상 숙박시설로 용도 변경을 거쳐야 한다.

이들은 '아고다', '호텔조인' 등 전세계 호텔 예약사이트에 광고를 올려 홍보하고, 이를 보고 찾아온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하루 5만~17만원의 숙박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룸서비스나 모닝콜 등 호텔식 서비스도 제공해왔다.

예컨대 명동의 한 게스트하우스는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과 고시원을 함께 운영하면서 'A하우스'란 상호를 내걸고 호텔예약사이트에 올렸다. 그리고 둘을 구분하지 않고 고시원에서도 내·외국인관광객을 대상으로 객실과 수건, 샴푸, 비누 등 숙박업을 벌이다 덜미가 잡혔다.

적발된 업체 중에는 찜질방내에 캡슐방을 갖춰 영업하거나, 대형병원 인근 다세대주택을 임대해 암환자를 유치하는 환자방 형태 등 신종업소도 있었다.

일부는 영업기간 중 단 한 차례도 소독을 하지 않아 감염병 전파 위험 등 위생상태가 불량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휴대용 비상조명등, 간이완강기 등 소방안전시설이 취약해 화재 시 대형 인명사고가 우려된다.

강필영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업무‧주거용 건축물은 숙박업소가 갖춰야 할 긴급 대피시설이 없어 내부구조에 익숙치 않은 투숙객들의 경우 화재 때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며 "불법 신종범죄 및 민생침해사범에 대해 지속적으로 수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