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박스피’ 장세를 이어온 탓에 주식형 펀드 투자는 줄었지만, 부동산이나 특별 자산에 투자하는 대체펀드 투자가 많이 늘어난 덕이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공모와 사모로 투자된 펀드 설정액이 498조63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규모이며 1년 전보다 43조1630억원이나 늘었다. 공·사모 펀드의 순자산 규모 역시 494조7750억원으로 사상 최대다. 전체 펀드시장 규모는 사모주식펀드(PEF)까지 포함하면 이미 500조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국내 펀드시장 성장은 주식형 펀드 규모 축소에도 투자자들이 채권형 펀드와 부동산이나 특별 자산 등 대체자산 투자 펀드로 몰리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실제 부동산 펀드와 특별 자산 펀드 설정액은 각각 47조4410억원과 50조4540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
최근 1년 동안 각각 11조6360억원, 9조7660억원이 새로 유입되며 규모가 크게 불어났다.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105조273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7조3020억원이나 증가했다. 지난해 저금리 속에 채권시장이 강세를 보이자 투자자금이 채권형 펀드로 대거 이동했다.
연말 이후 불거진 국내외 정치·사회·경제 불확실성으로 현금 확보에 나선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수시 입출금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로도 1년 새 14조3000억원이 몰렸다. MMF 설정액은 131조9050억원이다.
반면 주식형 펀드는 코스피가 수년간 박스권에 갇혀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갈수록 뒷걸음질치고 있다.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71조6690억원으로 1년 동안 11조2620억원이 줄어들었다.
업계는 장기 코스피 부진 여파로 주식형 펀드 축소 속에 대체자산 투자가 인기를 끄는 것을 불가피한 현상으로 보고 있다. 살인적인 초저금리와 국내 증시의 횡보장세로 목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자 시중 자금이 부동산이나 원자재 등 특별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나 대안투자 상품으로 골고루 흘러들어 가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