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영국과 유럽연합(EU)의 브렉시트 협상이 시작 전부터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브렉시트와 무역 협상을 동시에 진행하기를 원하는 영국과는 달리 EU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비용과 이민자들의 권리 보장을 협상의 우선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고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EU에서 브렉시트 협상을 맡고 있는 미셸 바르니에 대표는 영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우선 돼야 하는 것은 영국과 EU의 '완전한 결별'이라고 강조했다. 바르니에 대표는 600억 유로 (한화 약 73조 4748억원)에 달하는 EU 탈퇴 비용과 영국에 머무는 이민자들의 권리 보장 문제들이 해결된 뒤에나 EU가 무역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FT는 "바르니에 대표는 올해 말까지 영국의 EU 탈퇴 비용과 이민자들의 주거권 등에 대해서 논의할 예정이다"라면서 "그 전까지는 무역협상과 이후 협상 일정에 대해 논의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그러나 영국의 입장은 이와 배치된다. 영국의 브렉시트부를 이끌고 있는 데이비드 데이비스 장관은 브렉시트와 관련한 모두 협정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순차적인 회담 방식은 실용적이지 않다”고 비판하고 나서기도 했다.
찰스 그랜트 유럽개혁센터 소장은 “(불확실성 때문에) 영국을 빠져 나가려고 하는 기업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라도 영국은 가능한 한 빨리 무역 협상 일정을 확정하고 싶어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영국의 입장은 협상에 임하는 EU에는 유리한 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역협상을 서두르고자 하는 영국에게 다른 부문의 양보를 요구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내달 말까지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한다는 예정이다.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해 EU에 탈퇴 의사를 전하고 협상에 대한 밑그림을 EU에 전달하게 된다. 이 조약이 발동된느 시점부터 EU와 영국은 그동안 풀지 못했던 민감한 문제들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FT는 지적했다.
한편 이처럼 브렉시트의 공식 협상의 발동이 임박한 가운데,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잔류파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면서 촉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이처럼 블레어 전 총리가 브렉시트 반대운동을 다시 규합하고 나선 것은 자유 민주당과 보수당 내 친 EU 인사들을 모아 EU 잔류를 지지하는 정치 조직 설립이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