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대림 ‘터키 차나칼레 현수교’ 수주 뒷이야기…“아베도 놀랐다”

2017-02-15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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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직접 챙겼는데도 수주 실패…"패배 요인 보고서 작성 등 충격"

‘터키 차나칼레 현수교’ 건설 조감도. [사진=대림산업·SK건설 컨소시엄 제공]


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SK건설과 대림산업 등으로 구성된 국내 컨소시엄이 일본 업체를 따돌리고 ‘터키 차나칼레 현수교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된 가운데 그 수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운영기간을 크게 줄인 한국의 승부수가 통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앞서 SK·대림 컨소시엄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터키 교통해양통신부가 발주한 차나칼레 현수교 사업의 우선협상자로 확정됐다.
총 사업비만 3조2000억원에 달하는 이번 사업은 터키 차나칼레 랍세키와 겔리볼루 사이 다르다넬스해협을 가로지르는 3.7㎞ 길이 현수교와 연결도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지난 달 26일 입찰 마감에 앞서 24개 글로벌 업체가 뛰어들어 수주 경쟁을 벌였지만, SK·대림 컨소시엄은 가장 큰 경쟁자로 평가됐던 IHI, 이도추상사, 일본고속도로인터내셔널 등으로 구성된 일본 컨소시엄을 제치고 사업을 따냈다.

업계에서는 SK·대림 컨소시엄이 제시한 사업 운영기간이 일본 측보다 20개월이나 크게 짧았던 점이 수주에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비용을 통행료 징수 수익으로 대체하는 BOT방식이어서 운영기간이 가장 짧은 사업자가 낙찰 받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SK·대림 컨소시엄은 건설기간과 운영기간을 포함해 16년 2개월 후 교량을 터키정부에 양도하는 조건을 내건 반면, 일본 컨소시엄은 17년 10개월로 20개월이나 긴 운영기간을 제시했다. 공사금액에 큰 차이가 없는 상황에서 터키정부가 재정 부담을 비교적 크게 줄일 수 있는 한국 컨소시엄의 손을 든 것이다.

이번 결과에 가장 놀란 쪽은 수주전에서 패한 일본이다. 기술력에서 일본에 다소 밀리는 SK·대림 컨소시엄이 운영기간 단축 카드를 꺼내들 것이란 수는 이미 읽었으나, 20개월까지의 큰 차이는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일본은 6개월 정도의 운영기간 차이라면 실적과 기술력에서 우위를 지닌 자국 업체가 선택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수주 전략을 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가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때 이번 프로젝트를 언급하고 국토교통성 장관을 터키에 파견하는 등 전방위적 지원을 쏟았음에도 받아든 수주 실패 결과에 낙담하는 분위기다.

인도네시아 고속철도 사업에서 중국에 밀리고 베트남 원전계획 백지화 등으로 대형 인프라 수출에 제동이 걸린 일본으로서는 뼈아픈 패배인 셈이다.

일본정부 관계자는 “아베 총리가 직접 챙겼던 사안인데도 수주가 실패로 돌아가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면서 “이번 결과로 해당 부서에서 패배 요인과 한국의 수주 전략 등을 분석하는 보고서를 쓰느라 꽤 고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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