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일로]<2> 中 내륙의 교통허브 충칭, 실크로드경제벨트 이끈다

2017-02-17 14:53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김태근 기자 = KBS 다큐멘터리 ‘슈퍼차이나’는 일대일로 중 실크로드경제벨트에 대해 중점적으로 소개하며 충칭이 중국의 실크로 경제벨트에서 교통 허브이자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대일로는 중국 당국이 야심차게 내놓은 육·해상 실크로드 조성 프로젝트로 유라시아 대륙을 잇는 실크로드경제벨트와 21세기해상실크로드로 구분된다. 
중국 서부에 위치한 충칭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다. 이러한 지리적 특징으로 인해 중화인민공화국을 세운 마오쩌둥(毛澤東)이 중국을 이끌 당시 후방의 전략적 요충지로 활약하면서 군수업이 발전하기도 했다. 인구는 3000만명으로 단일 도시로는 세계 최대다.

개혁개방은 충칭에 천지개벽에 가까운 변화를 일으켰다. 중앙 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직할시로 승격된 것이 대표적이다. 베이징, 상하이, 텐진(天津)과 어깨를 나란히하게 된 것이다. 

산으로 둘러싸인 충칭은 차량 진입조차 어려운 곳이었다. 하지만 '부(富)를 원하면 먼저 도로를 만들라'고 했던가. 충칭은 우선 충칭과 외부세계를 이어줄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조성했다. 개발과 인프라 확충으로 도시의 격을 높이고 개방형 행정 시스템도 구축했다. KBS 슈퍼차이나는 이처럼 빠른 개혁과 혁신이 충칭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 충칭 경제 성장률, 전국 1위

지난해 중국 경제 성장률은 6.7%에 그쳤지만 충칭의 총 GDP는 1조7558억76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10.7% 성장률을 기록하며 전국 1위에 올랐다. 지난해 4분기 기준 11분기 연속 두자릿 수 성장률을 유지한 것이다.

충칭은 중국 서남부 지역의 교통 허브이자 중국 최대의 공업도시, 중국 핵심 현대 제조업 기지다. 한국 현대자동차의 중국 내 다섯번 째 생산공장인 충칭 공장도 오는 8월 생산을 시작한다. 충칭 생산라인은 연간 30만대 생산이 가능하며 가동과 함께 현대차의 중국 내 생산능력은 연간 270만대로 늘어난다. 충칭, 중국 서부지역은 물론 중국 전역의 모든 길에서 현대차가 달리는 모습도 곧 일상이 될 수 있다. 

충칭은 정부 주도의 금융 혁신과 지원에서도 앞섰다. 충칭의 로봇 산업이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도 정부 주도로 펀드를 조성한 덕분이었다. 로봇산업 펀드를 통해 수 십억 위안을 투자했고 각종 설비 제조기업의 공장 자동화를 실현했다. 이를 통해 산업용 로봇에 대한 수요를 끌어냈다. 

가와사키 중공업과 스위스 ABB 등 글로벌 로봇기업의 충칭 투자도 이끌어냈다. 현재 충칭은 스위스 다음의 ABB 세계 2대 생산기지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입지가 탄탄한 관련 기업도 잇따라 유치하면서 산업사슬도 빠르게 구축됐다.  

◇ ‘위신오우’, 내륙 개방의 새로운 길 열다 

2011년 충칭에서 출발해 독일 뒤스부르크로 이어지는 국내 첫 ‘위신오우'(渝新欧·충칭-신장-유럽)’ 화물 컨테이너 열차 운행이 시작됐다. 중국의 화물을 실은 열차가 옛 실크로드를 따라 유럽으로 달려가는 길을 연 것이다. 이후 5년의 시간을 거치면서 위신아오 노선은 유라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주요 물류 허브로 자리잡았다.  

위신아오는 충칭에서 출발해 신장위구르자치구 아라산통상구를 지나 중국을 빠져 나간다. 이후 카자흐스탄, 러시아, 벨로루시, 폴란드를 거쳐 독일의 뒤스부르크에 도착한다. 이 길을 달리려면 열차는 매년 약 4개월에서 5개월간 추운 겨울을 견뎌야 한다. 한파 속에 파손없이 화물을 제대로 운송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치단(漆丹) 위신아오물류유한회사 대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컨테이너에 옷을 입혀 수송하는 소위 '보온열차'를 개발했다"면서 "이를 통해 화물열차의 정기 운행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또, "운행 초기에는 화물이 부족해 돌아올 때는 컨테이너가 비는 일이 많았는데 정기 운행과 함께 소문이 나면서 화물 수송량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컨테이너 60% 이상이 채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충칭에서 시작되는 위신아오 노선은 앞으로 다른 교통수단, 다른 노선을 연결하는 대동맥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은 물론 아시아 일부 지역까지 영향력을 확대할 수도 있다. 

충칭 커피무역센터 관계자인 펑더(彭德)는 지난해 7월부터 베트남, 중국 윈난성의 커피가 고속도로로 충칭까지 운송되고 다시 위신아오 정기 화물열차를 통해 유럽으로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충칭을 통해 성사된 커피 거래규모는 10억 위안(약 1663억8000만원)에 달하며 지난해 위신아오 화물열차를 통해 커피를 가득 담은 컨테이너 3000개가 유럽으로 떠났다. 

이 외에 충칭은 철도와 항공을 이용한 화물 운송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5월 독일에서 생산된 헬스기구가 위신아오 열차를 타고 충칭까지 운송됐고 이후 다시 항공기에 실려 싱가포르로 이동했다. 위신아오 노선과 항공수단을 통한 운송방식이 정착되면 충칭과 비행기로 4시간 거리의 아시아 국가와 지역간 무역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 
 
[빠이두 제공]
 
◇ 충칭, 창장(長江)상류 항운기지로 입지 굳혀

창장은 오랜기간 충칭 경제발전의 핵심 성장동력이었다. 한 쪽에서 대량의 화물을 배에 실어 충칭으로 가져오고 다른 한 쪽에서는 충칭에서 생산한 자동차, 서남부 지역에서 채굴·생산한 에너지를 중국 전역과 해외로 실어 나른다.

현재 충칭에서 정기 화물열차를 타면 뒤스부르크까지 12일이 걸리며 운송비도 항공운송의 4분의 1 수준이다. 이에 중국 연해지역의 각종 화물이 선박에 실려 창장 황금수송로를 타고 충칭으로 오며 다시 열차를 통해 유럽으로 수출된다.

랴오징쑹(廖勁松) 충칭시 교통위원회 항무국 처장은 "현재 충칭의 화물 물동량은 1억8000만t, 컨테이너 물동량은 100만개에 달하고 충칭항을 통한 인근지역 화물의 환적률 50%를 넘어섰다"고 소개했다.  

◇ 충칭 날개도 달아, 항공 노선도 확대 

지난 2015년 4월 27일, 충칭에서 이탈리아 로마까지 항공노선이 정식 개통됐다. 해당 항공편의 개통은 충칭은 물론 중국 서남부 지역에서 직접 서유럽으로 연결되는 길을 연 것으로 의미가 컸다. 최근에는 국내 곳곳을 연결하는 항공노선을 확대하고 주변국과 연결되는 하늘길을 여는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를 통해 내륙 개방 중심도시 충칭과 '일대일로', 창장경제벨트 주변도시와의 거리도 바짝 좁혔다.  

저우쉬(周旭) 충칭공항그룹 관계자는 “지금까지 충칭공항에서 개통된 국제 항공노선은 58개로 이 중 여객 노선이 46개, 화물운송 노선은 12개"라며 "누구나 쉽게 로마, 헬싱키, 샌프란시스코, 도하, 시드니, 서울, 오사카 등을 오가고 암스테르담, 리에주, 프랑크푸르트, 알마아타 등에 각종 화물을 운송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유럽과 미주, 아시아를 잇는 항공 화물운송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저우쉬는 앞으로는 일대일로 주변국과의 거리를 좁히는 데 더욱 속도를 올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