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러시아와의 내통 의혹을 받고 있던 마이클 플린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취임 25일 만에 사임했다. 후임이 확정될 때까지 당분간 대행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보여 트럼프 행정부의 안보 공백 우려가 나오고 있다.
BBC 등 외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플린 보좌관의 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플린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낙마한 인사이자 가장 짧은 임기를 마친 각료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플린은 성명을 통해 "NSC 국가안보보좌관 임무를 앞두고 외국 장관, 대사들과 통화한 것은 원활한 정권 이양과 대통령·해외 지도자와의 관계 형성에 필요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이 과정에서 잘못된 정보를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보고한 점에 대해서는 사과한다"고 전했다.
플린은 취임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취임 전인 지난해 12월 29일 세르게이 키슬략 주미 러시아 대사와 접촉하면서 '대(對) 러시아 제재 해제'를 논의한 사실이 공개돼 비난을 샀다. 취임 전 민간인 신분인 플린이 외교 협상에 개입하는 것은 법률에 저촉될 수 있기 때문이다.
플린의 낙마로 출범 한 달을 맞은 트럼프 행정부의 안보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후임이 정해질 때까지는 당분간 키스 켈로그 미 NSC 사무총장의 대행 체제가 이어질 전망이다. 켈로그는 지난 1967년 미 육군 소위로 임관해 베트남전에 참전했으며 이후 이라크전 등 다수 전쟁에 참전한 베테랑으로 알려졌다.
플린의 후임으로는 켈로그 대행을 비롯,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밥 하워드 예비역 해군중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가운데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이 거론되고 있다.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은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CIA 국장과 중부사령부(CENTCOM) 사령관 등을 지냈으며 트럼프 당선인 시절에는 국무장관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