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아주경제 DB 제공]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인 금호타이어 인수를 앞두고 전략적 투자자(SI) 모색에 애가 타고 있다.
박 회장은 9일 출근길 기자와 만나 금호타이어 인수 자금마련과 관련, “재무적 투자자(FI)는 준비완료 됐다”며 “FI만으로는 안정적이지 못할 것 같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를 위해 전략적 투자자(SI)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SI 규모와 관련, “1~2곳 또는 여러 곳이 될 수도 있다”며 “지금도 찾고 있고, (인수가) 끝난 뒤에도 찾을 수 있는 일으로 여러 가지 변수가 있다”라고 말했다.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SI에 대한 구애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롯된 것으로 관측된다.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등을 인수하며 ‘승자의 저주’에 빠졌던 위기를 반면교사로 삼은 것이다. 안정적인 투자자를 확보해 금호타이어 인수 이후의 경영 안정화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 인수에 동참할 SI 후보 명단에 타이어코드 사업이 주력인 효성 등이 거론된다.
박 회장은 이와 관련, “지금 남의 회사(효성)를 (투자자로) 지정해 이야기 하긴 그렇다”면서 “도와준다는 사람이 많이 있다”라고 백기사 등장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앞서 2015년 말 금호산업 인수 당시 박 회장은 특수목적법인(SPC)인 금호기업을 설립하고 효성과 코오롱, CJ 등 10여개 대기업들이 백기사로 참여한 전례가 있다.
그러나 투자은행(IB)업계 등 업계안팎에서는 박 회장의 자금조달 능력에 반신반의하고 있다. 박 회장은 업계의 의심의 눈초리에 “내가 뭐라 말할 게 없다. 알아서 해석하라”면서도 “악의적인 이야기를 하는데 안도와 주겠다는 것인가. 도와 달라”고 읍소했다.
금호타이어 인수에 참여한 중국계 타이어회사인 더블스타와 채권단의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이 임박한 가운데 박 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을 활용해 인수 가능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박 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을 사용하지 않으면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없지 않나”라며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모태인 금호고속 인수도 3월 중에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금호터미널은 앞서 2015년 6월 IBK 사모펀드에서 금호고속 지분 100%를 3년 만에 사들였지만, 금호산업 인수 자금을 위해 그해 9월 칸서스KHB에 3900억원에 되팔았다. 당시 금호터미널은 칸서스KHB에 지분을 매각하며 2년 3개월 안에 되살 수 있는 콜옵션을 부여받았는데, 박 회장은 이 콜옵션을 내달 중 행사한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금호고속 인수도) 원래부터 예정됐던 수순대로 진행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 지주사인 금호홀딩스는 최근 사모펀드 칸서스KHB와 금호고속 콜옵션 행사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한편, 박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차기 회장으로 물망에 오르는 것과 관련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박 회장은 “내가 전경련 회장을 할 수 있는 여건만 되면 좋겠다”라면서도 금호타이어와 금호고속 인수를 마무리한 이후에도 회장직을 수락할 수 있는 가능성 여부에는 손사래를 쳤다.
전경련은 오는 17일 차기 회장 선임과 쇄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이사회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비공개 개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