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 둔화가 경기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2월 경제동향'.
정부, 국책연구기관 모두 민간 소비 부진을 국내 경제 상황을 어렵게 하는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지속된 경기 침체에 소비심리마저 위축되면서 한국 경제가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9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2월호를 통해 "수출 회복은 긍정적이지만 미국 트럼프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 소비심리 위축 등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내수부문의 미약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KDI도 지난 6일 "소비심리 악화로 민간소비의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2% 감소했다. 특히 할인점 매출, 카드 승인, 휘발유 판매량 등 올해 1월 소비 속보지표에는 증가세와 하락세가 오갔다.
지난 1월 할인점 매출액(13.4%)과 카드 국내승인액(17.1%)은 1년 전보다 늘어났지만 휘발유·경유 판매량(-7.3%)은 감소했다. 반면 1월 백화점 매출액은 4.3%, 국내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1.1% 증가했다. 승용차 판매량은 작년 12월 -8.6%에서 증가세로 전환됐다.
올해 1월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우려 등에 따른 달러 약세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다. 주가는 기업 실적 개선으로 올랐다.
1월 수출은 조업일수 감소에도 1년 전보다 석유류·반도체 등에서 호조를 보여 4년 만에 두 자릿수(11.2%)의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12월 광공업생산은 기저효과로 전월대비 0.5% 감소했다.
같은 달 서비스업 생산은 출판·영상·방송통신 등을 중심으로 전월보다 0.3%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3.4% 늘어나 3개월 연속 증가세가 유지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대내외 경제 상황 점검을 강화하고 1분기 재정 조기 집행, 소비·투자·수출 활성화 등으로 경기·고용·민생 개선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