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수교 25주년…​사드갈등 털고 봄바람 불까

2017-02-10 10:35
  • 글자크기 설정
아주차이나 김동욱 기자 = 올해 수교 25주년을 맞는 한·중 양국이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로 경색된 양국관계를 한층 발전 시킬 수 있을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우리 정부가 공식화한 사드 배치 결정에 반발해 공식, 비공식 보복조치를 하나씩 꺼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도 고위관계자가 대응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는등 한중 간의 고도의 '수싸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한·중 관계, 당분간 '밀당'…접점 모색할 듯

중국은 한국의 탄핵정국과 대통령선거 등 정치적 불안기를 틈타 차기 정부에서 사드 배치 결정을 철회하거나, 최소한 연기하도록 하는 것을 모색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드라마 도깨비의 한 장면. [사진=CJ E&M]


한류 연예인 방송 출연을 금지한 금한령(禁韓令)에 이어 중국에 진출한 롯데에 대한 전방위적 세무조사, 단체 관광객 규제를 염두에 둔 한국행 전세기 운항 불허,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 대한 보조금 지급 제외 등 보복조치의 종류와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중국 정부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우리 정부가 대응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힌 점은 주목해야될 부분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대응방안과 관련 "이미 외교부를 포함한 정부 내에서 필요한 검토를 분명히 하고 있다"면서 "상대방이 하는 것에 대한 정확한 의도와 성격 분석을 하고 거기에 맞춰 필요한 대응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사드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문화·경제 관련 보복성 조치에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국제적인 법적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사드 보복'과 관련해 "여러 유관부처와 협력 하에 다양한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기 어렵지만, 여러가지 국제법적인 검토도 포함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한·중간 여러 교류프로그램 가운데 그동안 중국 측에 상대적으로 혜택이 많았던 프로그램 중단 등도 가시화 되는 분위기다.

이달 1일 법무부는 중국의 지원을 받아 운영 중인 국내 '공자학원'의 중국인 강사들에 대한 1년짜리 E-2(회화지도) 비자 연장과 신규 발급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국내 22곳을 포함해 세계 125개국, 500곳에 운영하고 있는 공자학원은 중국 정부의 지원 아래 '중국문화 전파의 첨병'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정부는 공자학원의 중국인 강사들에 대한 E-2 비자 발급 중단이 최근 양국 사이에 불거진 '사드 갈등'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중국발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에 대응하는 측면으로 해석되고 있다.

◆ 한·중 양국, 타협점 찾는 패턴 예상

그러나 최근 한·중이 복잡한 수싸움을 이어가는 데서 보듯 적어도 당분간 양국이 갈등의 수위를 급격히 올리기보다는 적절한 수준에서 밀고 당기기를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특히 중국이 잇따라 조치를 취하면서 '사드 보복'이라고 언급하지 않는 점이 주목된다.

중국이 사드 보복이라고 공개적으로 천명하면서 조치를 취하면 우리 정부도 정면대응에 나서지 않을 수 없고, 이렇게 되면 한·중간 싸움은 전면전으로 치닫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은 중국 측이 사드에 대한 보복조치라고 얘기하지 않는 것에 대해 "한·중관계를 파국으로 몰지 않겠다는 것이고, 사드 너머의 한·중 관계를 고려하는 측면이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은 잇따른 압박조치를 통해 한국에 대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탄핵정국 등 정치적 불안정성과 맞물려 차기 정부에서 사드 배치 결정을 철회하거나 최소한 연기하도록 하는 것이 중국의 목적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상철 전 코트라(KOTRA) 베이징 무역관장은 "중국이 우리에 대해 사드 보복 조치로 전선을 계속 확대할 수 있는 힘이 부칠 수밖에 없는 여건"이라며 "한국을 일정 수준에서 우호적인 국가로 붙잡아 두는 것이 중국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 관광객도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중심에서 '싼커(散客·개별 관광객)'로 급격하게 이동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숫자는 54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4%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2일까지 춘제(음력설) 연휴 기간에 방한한 중국 관광객 잠정집계치는 14만6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8.4% 증가했다.

'사드 갈등'의 여파로 중국 정부의 단체관광 규제 방침이 중국 관광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상황에서
민간의 인적 교류인 관광분야는 다른 산업에 비해 정치적인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간 차원에서 민간 교류를 전면적으로 막을수는 없다는 점이다.

◆ "인적 교류·드라마 등 문화는 국경 세워도 못 막아"

국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tvN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는 중국에 수출되지 못했으나, 방송 시작과 동시에 중국에서 해적판이 활개 치면서 인기몰이를 했다

사드 배치를 빌미로 중국에서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으로 얼어붙은 한류 컨텐츠의 중국 수출은 막혔지만 '도깨비'는 많은 제작비를 투입하고도 중국에 기대지 않고 수익을 내 한류 드라마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CJ E&M은 "매출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지만 '도깨비'가 중국에 수출하지 않고도 흑자를 낸 것은 맞다"고 확인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