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SOC 펀드' 금융지원 실적 고전…승인율 6%대 그쳐

2017-02-0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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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무역보험공사와 시중은행 6곳이 공동으로 지원하는 속칭 '해외 SOC(사회간접자본) 펀드'가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실상 은행들이 출자한 펀드가 아닌 금융지원 우선권이 부여된 형태로, 모뉴엘 사태 이후 양측이 마찰을 빚었기 때문이다.

6일 무역보험공사에 따르면 최근 1년6개월 동안 해외 SOC 펀드를 통해 승인된 프로젝트는 5건, 총 1억4000만 달러 규모로 전체 금융한도(21억 달러)의 6.66%에 불과하다. 참여 은행도 6곳 중 3곳 뿐이다.

이 펀드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을 계기로 SOC 시장 규모가 커질 것에 대비해 준비됐다. 금융당국이 중점 사업으로 추진한 '금융회사 해외 사업 활성화 지원방안'에 따라 2015년 8월 무보와 6개의 시중은행이 관련 협약(MOU)을 체결했다.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 NH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이 함께 했으며, 은행별로 3억5000만 달러의 금융한도를 설정했다.

주로 글로벌 은행이 참여해 온 해외 SOC 프로젝트에서 국내 시중은행의 비중을 늘리고, 새로운 먹거리로 삼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협약 체결 이후 정식 펀드는 조성되지 못했다. 같은 해 발생한 모뉴엘 사태와 관련해 무보가 은행들에 단기수출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면서 갈등이 깊어진 영향이다.

무보 관계자는 "당시 문제가 된 단기수출보험과 해외 SOC 펀드를 뒷받침하는 중장기수출보험은 성격이 다르다"며 "지금은 오해가 많이 희석돼 해당 펀드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실질적인 펀드 형태를 갖추지 못해 협약을 맺은 은행 중 일부만 개별 프로젝트에 금융지원을 승인하는 데 그치고 있다. 실제 프로젝트 관련 논의를 거친 적이 없거나 승인된 바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은행도 있다. 구속력이 없는 협약의 성격상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은행의 해외 SOC 사업 진출은 걸음마 단계로, 수출입은행이나 무보가 나서서 금융지원을 주선해 줄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기대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보는 해외 수주가 불황이어서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282억달러로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무보 관계자는 "지난해 승인된 5건의 프로젝트도 대부분 연말에 이뤄졌다"며 "수주 절벽 상황이 개선되면 프로젝트 건수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국내은행의 참여 또한 자연스럽게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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