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청춘상담소 좀 놀아본 언니들 소개부탁드립니다.
A. 우리 상담소는 올해로 5년차가 된 비영리 NGO 단체입니다. 30대로 구성된 9명의 청년들이 재능기부로 10-30대의 고민을 들어주는 상담소입니다. 비영리라서 온 오프라인으로 무료로 고민상담을 해요. 그래서 다 직업들이 따로 있고 디자이너, 작곡가, 출판사 직원, 무역회사 직원 등 다 직업들이 따로 있습니다. 자기 일과시간 외에 하나의 봉사활동 개념으로 하는 상담소에요
Q. 그러면 대표님의 직업은 무엇인가요?
Q. 수익창출도 상담소가 아닌 책과 방송으로 하는 건가요?
A. 거의 그런 편이고 저희 상담소의 제일 큰 원칙이 청년들에게 돈을 받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원칙들이 몇 가지가 있는데 왜냐면 심리상담이나 여러 가지 상담들을 보면 비싸요. 근데 사실 10대 20대들이 그 만한 돈을 내기 부담스러운데 제일 고민이 많고 제일 조언이 필요한 게 10대, 20대에요. 그래서 그게 나름 모순이라 생각한 거고 실제로 나도 우을증 때문에 심리상담을 받아왔던 사람으로서 한번 갈 때마다 그렇게 돈을 내기 힘들었던 거에요. 사실은 그런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 정말 학자금 대출 받아서 학교 마치면 하루에 8시간 9시간 아르바이트해서 3시간 자고 또 학교 가는 이런 친구들은 누구와 함께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그런 부분 때문에 비영리성을 유지하고 있어요.
Q. 상담소를 운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고민은 무엇인가요?
A. 사실은 너무 많아요. 지금 딱 기억에 남는 건 3년 동안 1년에 한번씩 찾아오는 친구가 있었는데 첫 번째 해에 왔을 때는 취준생(취업준비생)이었어요.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고 그 다음 해에 왔는데 취업이 된 거에요. 회사를 다니고 있어요. '왜 왔니?' 그랬더니 회사에 들어와서 일을 시작했는데 취준생일 때는 회사만 들어가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다녀보니까 자기가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거에요. 힘든 건 괜찮은데 너무 달라요. 자기가 꿈꿨던 것과 너무 달라서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그 친구는 퇴사하고 싶다는 거죠. 근데 제가 뭔 얘기를 했냐면 '사표에는 두 종류가 있다. 세상에 나가서 내걸 하겠다는 출사표가 있고 그냥 회사가 너무 힘들어서 부장님께 던지는 사표가 있다. 넌 어느 쪽이야?'라고 물었더니 자기는 아직 사표 같데요. 그런 얘기를 하고 이 친구가 다음 해에 다시 찾아왔어요. '뭘 했어?' 그랬더니 자기가 작년에 그 얘길 듣고 자기 적성을 다시 찾게 된 거에요. 그리고 그날 그 친구가 다른 고민을 가지고 온 친구들을 대상으로 조언자 역할을 해주고 일본으로 떠났어요.
Q. 좀 놀아본 언니들이라고 지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10대.20대,30대들의 고민 상담만 하는 것인가요?
Q. 좀 놀아본 언니들이라는 이름은 제가 만든 게 아니에요. 저는 원래 상담이라는 것에 관심 없었거든요. 서울대 나와서 제일모직 다니다가 계속 패션하다가 우울증 걸려서 퇴사를 하고 우울증 치료를 받다가 치료를 해 주신 선생님이 '너 너무 상처가 깊어서 상대방의 말을 못 받아들일 것 같다'는 거에요. 그래서 심리치료가 너무 힘들었어요. 선생님이 '집에 가서 자문자답을 해서 네가 네 문제를 쓰고 남의 것이라고 생각하고 객관으로 봐라' 그런 연습을 시키셔서 그러면서 인터넷 블로그를 계속하고 심리상담 선생님이 제 블로그를 일주일에 한번 두 번 보시기 시작한 거에요. 그 블로그를 하다가 사람들이 우연히 한명 두 명 제 블로그를 보기 시작한 거에요. 근데 자문자답이 고민상담처럼 보여지기 시작한 거에요. 왜냐하면 질문이랑 답변이 있으니까.
Q. 제일모직이라는 대기업에서 나와 상담가를 하겠다고 했을 때 주위에 우려의 목소리는 없었나요?
A. 내가 다른 사람한테 다 퇴사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엄마 아빠한테 못하겠는 거에요. 왜냐면 엄마 아빠가 나를 서울대 보내고 삼성 보낼 때까지 엄청 많은 뒷바라지를 했는데 내가 그만둔다고 하면 얼마나 실망하실까? 그래서 엄마한테 맨 마지막으로 엉엉 울면서 전화해서 '내가 우울증 걸려서 회사 그만둬야 되는데 엄마 아빠가 실망할까봐 사표를 못 내고 있다'고 했는데 엄마가 뭐라고 했냐면 “엄마 아빠가 실망할까봐 라는 것은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네가 겉보기에 좋은 것이라는 본래에 갇혀서 매일매일 울고 불행하게 살면 그게 사실 더 실망스러울 것 같다. 그래서 엄마 아빠는 퇴사를 축하해주고 싶다'라는 말을 했는데 그말이 큰 힘이 되었어요. 그 이후로는 퇴사에 대해서 두려워하거나 조바심 내거나 하지 않고 '아 그래 어떤 표면에 갇혀서 안에서 곪아 썩어 들어가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보다는 내 알맹이를 건강하게 만들어나가는 삶이 더 의미있구나'라는 걸 엄마 아빠의 말씀을 듣고 깨달았었요.
Q. 많은 학생들이 꿈도 없이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명문대를 가기 위해 꿈도 없이 공부만 하는데 서울대를 나온 대표님은 이러한 학생들을 보면 어떠한 생각이 드시나요?
A. 저는 서울대 가는 거 절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다만 서울대 들어가면 모든 게 해결된다는 판타지는 버리는 게 좋다는 거에요. 그래서 나는 최선을 다하는 건 필요하고 최선을 다해서 명문대 가는 건 좋지만 그게 인생에 모든 걸 보장해주지는 않는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Q. 대표님이 생각하시기에 앞으로의 교육은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A. 나는 좋은 대학가는 거 중요하다 다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내가 가고자 하는 과가 정말 어떤 건지 고민해 봤으면 좋겠어요. 자기를 표현하려는 욕심을 죽이고 일을 맡긴 고객의 요구에 맞춰 디자인하는 게 최고의 능력이에요. 그러니까 나를 표현하는 걸 좋아하고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애들이 디자인과 가면 더 힘든거에요. 나를 숙이고 낮추는 게 디자인에서는 Best니까. 그런 것들을 모른다는 거예요 그런 것들이 학교 공부만큼 제공됐으면 좋겠어요
Q. 앞으로 우리 사회는 청년들을 위해 어떻게 바뀌었으면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A. 청년들이 해야 될 것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고민들을 더 많이 끄집어내는 것 그리고 같은 또래들끼리 더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고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고민들이 도대체 어디서 왔는가, 우리의 노력 때문인가? 사회의 문제 때문인가? 이런 것들을 같이 고민해보는 것이 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Q. 마지막으로 앞으로 미래를 이끌어갈 수많은 학생들 그리고 청년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조금 더 많은 친구들이 자기 주변에 좀 놀아본 언니들이 있는지 찾고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내 고민이 해결되고 나면 나보다 조금 어린 동생들,나보다 조금 더 힘들어하는 친구들에게 좀 놀아본 언니가 되주면 우리가 40대~50대가 될 시대쯤에 이렇게 서로 고민을 듣고 나누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분명히 지금보다는 건강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거죠.